데뷔 첫 승에 다가가던 김재희(22·메디힐)는 씁쓸한 입맛을 다셨고 선두권에서 멀어졌던 성유진(23·한화큐셀)은 멋쩍게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제주 비바람이 만든 어색한 풍경이었다.
5일 제주시 엘리시안 제주CC(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S-OIL 챔피언십 4라운드는 강한 비바람에 두 차례 중단된 끝에 결국 ‘없던 일’이 됐다. 대회 규정에 따라 3라운드까지 단독 선두였던 성유진이 12언더파 204타로 우승했다. 우승 상금 1억 6200만 원은 그대로 지급된다. 5월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 이어 시즌 2승, 통산 3승이다. 성유진은 이달 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퀄리파잉(Q) 시리즈 최종전을 앞두고 있다.
1타 차 단독 선두로 출발한 성유진은 1번 홀(파5) 보기와 4번 홀(파4) 더블 보기 등으로 전반에만 5타를 잃고 우승권에서 멀어지고 있었다. 오전에 잠깐 경기가 중단됐다 재개됐고 오후에 다시 중단돼 1시간 여가 지나자 조직위원회는 대회의 3라운드 축소를 결정했다. 날씨가 좋아져 경기를 재개하더라도 일몰 전에 끝내기 불가능한 상황이었고 ‘예비일’도 없는 대회였다.
성유진, 김재희, 이예원의 챔피언 조는 10번 홀 그린 플레이를 남기고 대회를 마감했다. 성유진은 선두에 7타나 뒤진 7언더파 공동 12위였고 김재희는 2위에 1타 앞선 14언더파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스코어가 날아가면서 3년 차 김재희는 첫 승 기회를 날리는 불운을, 성유진은 놓친 듯했던 우승을 잡는 행운을 맛봤다.
김재희는 이예원과 함께 선두와 1타 차의 공동 2위에 만족해야 했고 홍정민, 임희정, 이승연은 10언더파 공동 4위로 마쳤다. 박현경은 5언더파 공동 19위다.
이예원은 남은 1개 대회 결과와 관계없이 임진희를 따돌리고 대상(MVP) 타이틀을 확정했다. 상금왕에 이은 2관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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