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전문 채널 YTN(040300)의 낙찰자로 유진그룹이 선정된 가운데 기존 최대주주인 한전KDN이 이번 주 이사회를 열고 지분 매각을 확정한다. 유진기업(023410)은 이르면 다음 주 한전KDN·한국마사회와 지분매매계약을 체결할 전망이다.
6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한전KDN은 이르면 8일께 이사회를 열고 YTN 지분 21.43%에 대한 매각을 의결할 예정이다. 한전KDN과 함께 지분 9.52%를 매각하는 한국마사회는 지난달 입찰 전 이미 이사회 의결을 마친 상태여서 별도의 절차 없이 계약서에 도장을 찍을 계획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한전KDN이 8일께 이사회를 열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앞서 유진그룹은 지난달 23일 YTN의 매각 입찰에 3199억 원을 써내 경쟁 후보인 한세예스24홀딩스(2340억 원)와 통일교 계열 원코리아미디어홀딩스(1263억 원)를 큰 격차로 따돌리고 낙찰자로 선정됐다.
유진그룹은 당시 자금 조달 계획서를 통해 레미콘 계열사인 유진기업이 51%, 건자재 계열사인 동양(001520)이 49% 출자한 특수목적회사(SPC) 유진이엔티를 설립해 YTN을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유진 측 안을 보면 유진기업과 동양이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각각 1631억 원과 1568억 원이다.
하지만 올 6월 말 기준 유진기업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027억 원, 동양은 751억 원으로 두 회사를 합쳐도 1778억 원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유진그룹이 자금 마련을 위해 자산을 매각하거나 계열사 간 금전 대여를 통해 자금을 마련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렸다. 증권 업계를 중심으로 조만간 계열사인 유진투자증권을 매각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루머가 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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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유진그룹은 인수 주체로 나서는 두 회사 모두 현금성 자산 외에 유동화 가능한 자산이 많아 자금력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두 회사의 투자부동산 자산만 해도 유진기업 2432억 원, 동양 1181억 원 규모다. 실제로 유진그룹은 부동산 담보 대출과 단기금융상품을 유동화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자금을 보강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유진그룹 상황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유진기업과 동양 모두 당장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 자산이 많아 YTN 인수금액을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세간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유진투자증권을 매물로 내놓을 가능성은 낮다”고 관련 소문을 일축했다.
유진기업의 낙찰가가 경쟁 후보들과 큰 격차가 나면서 자칫 이번 인수가 '승자의 저주'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지만 YTN이 소유한 부동산 임대 수익을 감안하면 머지않은 시점에 인수 자금을 모두 회수할 수 있을 전망이다.
YTN이 보유한 남산서울타워와 상암동 사옥은 약 5500억 원의 가치를 평가 받는데 이중 남산서울타워는 전망대와 일부 층을 CJ푸드빌에 임대해 고정 수익을 얻고 있다. YTN이 지난해 부동산 임대로 올린 매출은 198억 1200만원으로 전체 매출의 13%를 차지했다.
현재 유진그룹은 안진회계법인과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자문을 받고 있다. 아직 방송통신위원회의 심사가 남아 있지만 입찰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방송법 소유제한 규제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내용의 법무법인·변호사 검토의견서를 제출한 만큼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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