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회계법인 최고경영자(CEO)들에게 감사역량을 제고하고 공인회계사들의 사회적 신뢰를 위해 회계법인 스스로 내부통제를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한계기업 증가로 분식회계 유인이 커진 만큼 기업들의 내부통제도 주의 깊게 살펴달라고 당부했다.
이 원장은 6일 서울 한국공인회계사회 회관에서 국내 9개 회계법인 CEO들과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회계법인 CEO 간담회는 이 원장 취임 후 두번째로 회계감독 관련 주요 현안과 향후 감독 방향을 공유하고 회계산업의 발전방안을 논의하기 위GO 마련됐다.
이 원장은 “신외감법 시행 후 우리나라 회계 투명성이 향상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 받지만 앞으로도 회계산업이 신뢰를 바탕으로 기업의 건전한 경영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먼저 높은 수준의 감사품질을 유지해달라고 요구했다. 이 원장은 “감사인 지정제도로 시장의 경쟁은 저하됐지만 감사품질과 관련한 시장의 요구수준은 더 높아지고 있다”며 “앞으로는 지정감사를 받는 회사도 재무제표 심사 대상으로 선정할 예정인 만큼 감사역량 강화에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또 “최근 경기 부진으로 한계기업이 늘어나면서 부실을 감추기 위한 분식회계 유인이 커지고 횡령 사건도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기업의 내부통제를 주의 깊게 살피는 등 국민 눈높이에 맞는 회계감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힘써달라”고 덧붙였다.
회계법인 자체의 신뢰 강화를 위한 내부통제도 강조했다. 이 원장은 “회계법인 및 소속 공인회계사의 부정행위는 회계업계 전체의 신뢰를 한순간에 무너뜨릴 수 있다”며 “회계법인 소속 구성원의 윤리의식 고취를 위해 최선을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 최근 금감원은 A회계법인 감사인 감리 결과 소속 공인회계사들이 자신의 배우자와 부모, 자녀 등에 가공의 급여 등을 지급한 사실을 적발한 바 있다.
이 원장은 아울러 감사환경 변화에 따른 디지털 감사 기술의 활용도 강조했다. 그는 “국내 회계법인의 디지털 전환은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금감원은 회계법인이 디지털 감사 기술을 성공적으로 도입·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계법인은 높아진 사회적 책임에 걸맞는 합리적 감사업무 관행을 정책시켜 나가야 한다”며 “금감원은 감사인 지정비율 적정화 등 제도 보완방안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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