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자동차는 50년 넘게 실제 충돌 사고의 데이터를 수집해왔습니다. 안전하게 사람을 보호하는 기술을 터득하게 된 비결입니다”.
볼보자동차 세이프티센터의 로타 야콥슨 시니어 테크니컬 리더는 볼보가 안전의 대명사로 각인된 것이 마케팅의 결과물만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오랜 기간 방대한 충돌 데이터를 연구하며 축적한 안전 기술이 볼보의 상품성에 자연스레 녹아들며 고객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야콥슨 리더는 “실제 볼보 차량의 사고 데이터를 수집해 부상 예방, 충돌 방지의 메커니즘(구조)을 이해함으로써 자동차의 기술과 기능을 설계했다”며 “이 원칙 덕분에 볼보는 수많은 혁신을 선보이고 안전 분야의 선두주자가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볼보는 1970년 교통사고 조사팀을 구성해 지금까지 4만 대 이상의 자동차와 7만 명 이상의 승객으로부터 충돌과 관련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했다. 데이터에 기반한 연구는 머리와 척추를 보호하는 경추보호시스템(WHIPS), 흉부 부상을 줄여주는 측면충돌방지시스템(SIPS), 사이드 에어백, 시티 세이프티 등 볼보의 혁신적인 안전 기술이 탄생하는 밑거름이 됐다. 오늘날 모든 차량에 적용된 3점식 안전벨트도 볼보가 처음으로 개발한 기술이다. 2000년에는 세이프티센터를 설립해 신차 출시 전까지 수천 번의 충돌 시험을 거치도록 하고 있다. 야콥슨 리더는 볼보에서 25년 이상 엔지니어로 일하며 이 과정에 함께했다.
그는 전기차를 설계할 때 배터리를 보호하는 작업에 특히 공을 들인다고 했다. 사고 충격으로 배터리 내부 분리막이 손상되면 열폭주 현상이 발생해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열폭주는 배터리 내부 온도가 제어할 수 없을 정도로 상승해 폭발로 이어지는 상황을 말한다. 야콥슨 리더는 “배터리의 무결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차체와 새시를 설계하고 고강도 강철을 사용한다”며 “충돌이 발생했을 때 사람을 보호하는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배터리의 안전을 지키려 한다”고 설명했다.
볼보는 안전 사양을 옵션으로 넣지 않고 기본 모델에도 탑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야콥슨 리더는 이달 출시할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X30에도 볼보의 혁신적인 안전 기술이 집약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볼보는 모든 차량을 크기에 관계없이 동일하게 다룬다”며 “EX30에도 레이더, 카메라, 초음파를 포함한 첨단 센서를 부착해 운전자 지원 기능의 수준을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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