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시티 서울’ 추진을 위해 공식 출범한 국민의힘 ‘뉴시티 프로젝트 특별위원회’가 김포의 서울시 편입뿐 아니라 부울경(부산·울산·경남)과 호남(광주·전남·전북) 등 비수도권을 중심으로도 논의를 이어나가기로 했다. 특위는 연내로 관련법 발의 등 메가시티를 위한 밑그림을 완성하기로 했다. 다만 충청과 대구경북, 부산 일부에서는 긍정적인 움직임이 나오는 반면 광주·전남 등에서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지역 메가시티에 대한 민심은 엇갈리고 있다.
조경태 특위 위원장은 7일 국회에서 첫 회의를 갖고 “서울이 기폭제가 돼 서울·부산·광주 ‘3축 메가시티’, 더 나아가서 대전과 대구를 잇는 ‘초광역 메가시티’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경남의 경우 도지사가 일반적 메가시티를 뛰어넘어 행정 통합을 하자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제안한 ‘지역별 거점 메가시티 조성안’을 부울경·호남으로 구체화한 것이다.
충청권의 경우 메가시티 서울에는 반대하면서도 메가시티 충청 추진에는 적극적이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이날 “충청권을 하나의 지방정부로 통합하는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대전을 비롯해 세종·충남·충북까지 모두 묶으면 560만 명 규모의 충청권 지방정부가 탄생한다는 구상이다. 이 시장은 그 첫 단계로 대전과 세종 통합을 제시했다. 김태흠 충남도지사도 이달 6일 “수도권 편중을 지방에 분산시킬 수 있도록 부울경, 대구경북, 호남, 충청권 메가시티 청사진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지방시대를 위해서는 ‘지역을 위한 청사진’ 제시가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미 충청권 4개 시도는 올 1월 메가시티 추진단을 구성했다.
이와 달리 광주시와 전남도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이미 광주시와 전남도의 행정 통합은 ‘정치쇼’라는 이미지만 각인된 채 물 건너간 바 있다. 양 시도는 2021년 10월부터 1년 3개월간 광주전남연구원에 의뢰해 ‘광주전남 행정 통합 등 논의에 관한 연구용역’을 진행했으나 필요성을 재확인하는 수준에 그치면서 예산만 낭비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부산·울산·경남은 지난해 무산된 부울경 메가시티를 되살리자는 분위기는 아직 감지되지 않고 있다. 다만 부산에서는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 등 일부 정치권을 중심으로 경남 김해·양산을 부산에 편입하자는 식으로 새로운 형태의 메가시티를 조성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하지만 홍태용 김해시장은 현실성이 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경남 정치권은 관망하는 분위기이지만 지역에서는 도민과 해당 자치단체와의 논의 없이 혼란만 부추긴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오히려 부울경 메가시티에 소극적이었던 울산은 경주·포항과 함께 하는 해오름동맹에 관심을 두고 있다.
대구경북에서는 ‘TK 메가시티’에 대한 재추진론이 부상할지 주목된다. 이미 민선 7기 시절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대구경북 행정 통합을 통한 메가시티 구축을 적극 추진한 바 있다. 그러나 민선 8기에 들면서 행정 통합은 더 이상 진척되지 못했고 장기과제로 분류된 상황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김포의 서울 편입 정책을 비판하면서도 “지방 시도를 통합해 메가시티로 만든다는 것은 지방화시대 국토균형발전을 위해 바람직할지 모른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서울시 편입과 관련해 김포에서도 시민·주민단체 사이에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김포지역 시민단체 시민의힘은 이날 김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포시의 서울 편입 계획을 ‘혹세무민’이라고 규정하면서 반대의 뜻을 밝혔다. 이에 반해 김포검단시민연대와 김포원도심총연합회 등 김포지역 주민단체들은 서울 편입 계획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