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와 고금리에 소비 심리가 짓눌리면서 현대백화점(069960)의 영업이익이 3분기 연속 감소했다.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면세점의 경우 해외 여행객 증가, 중국 보따리상 수수료 인하에 힘입어 사상 첫 분기 흑자를 냈다. 현대백화점은 매장 리뉴얼 오픈과 명품 브랜드 신규 입점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4분기 이후에는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백화점은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6.8% 감소한 1조 42억 원, 영업이익은 19.8% 줄어든 740억 원이라고 7일 밝혔다. 올 들어 3분기까지 누적 기준으로 집계하면 매출은 3조 722억 원으로 10.5%, 영업이익은 2075억 원으로 17.8% 감소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은 고금리와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소비자가 지갑을 좀처럼 열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리뉴얼 비용 증가와 크게 오른 수도광열비 등 고정비용도 영억이익을 갉아먹었다. 여기에다 전년 동기에 기록한 역대 최대 실적에 따른 역기저도 영향을 미쳤다.
사업 부문별로 살펴보면 백화점은 3분기 매출이 5802억 원으로 3.5% 늘었다. 영패션과 식품, 리빙 상품군이 호조를 보이며 전체 성장세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일부 점포 재단장에 따른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은 798억 원으로 17.4% 감소했다.
코로나19 엔데믹으로 해외 여행객이 늘어나면서 면세점 2018년 11월 1호점을 낸 이후 사상 첫 분기 흑자를 기록했다. 3분기 매출은 2373억 원으로 57.5%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0억 원으로 160억원이 늘며 흑자 전환했다. 올해 8월 운영되기 시작한 인천공항 1터미널 사업장과 중국 보따리상에 지급하는 수수료 인하가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게 현대백화점의 분석이다.
지난해 3분기부터 연결실적에 포함된 매트리스·가구 기업 지누스의 3분기 매출은 2215억원으로 22.6% 줄었고 영업이익도 32억원으로 70.1% 감소했다. 주력 시장인 북미 지역의 소비 심리 위축과 대형 고객사의 일반 가구 발주 물량 감소가 실적을 악화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백화점은 4분기 실적에 대해서는 상당한 기대를 나타냈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압구정 본점에 하이엔드 리빙관을 리뉴얼 오픈했고 디즈니 스토어도 확대하고 있는 만큼 4분기 실적은 개선될 것”이라며 “더현대서울 루이비통, 판교점 디올 등 주요 명품 브랜드의 신규 입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이어 “북미지역 매트리스 발주 물량이 정상화됐고 우리나라와 유럽연합에서의 매출도 증가하고 있어 4분기에는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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