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년 동안 서울을 중심으로 의사들의 수도권 근무 쏠림 현상이 매우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일 의료정책연구원이 올해 공개한 전국 의사 대상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0년 현재 응답자 6340명 가운데 서울에 근무한다고 답한 의사는 38.1%였다.
직전 조사인 2016년(당시 응답자 8499명)에는 서울 근무 의사가 전체의 26.4%였는데, 4년 사이 11.7%포인트(p)나 높아진 것이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은 모두 증가 양상을 보였다. 경기권 근무 의사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18.4%였다가 2020년 21.1%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인천 역시 4.7%에서 5.0%로 높아졌다.
이들 세 지역의 의사 인력 총 비중은 2016년 49.4%에서 2020년 64.2%로 불어났다. 의사 10명 중 6명 넘는 인원이 수도권에서 일하는 셈이다.
이 기간 수도권 지역을 제외하고 조사 대상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근무 의사 비중이 1%p 넘게 커진 곳은 강원(2.9% → 5.0%)이 유일했다.
의사 인력 유출이 가장 심했던 곳은 부산이었다. 부산은 2016년에 근무 의사 비중이 7.9%로, 서울과 경기 다음으로 컸다. 하지만 2020년(4.6%)에는 비중이 크게 줄어 인천에 밀렸다.
같은 경상권인 대구(-2.8%p)에서도 감소 폭이 3%에 가까웠고, 경남·경북은 나란히 1.8%p씩 줄었다.
이밖에 광주(2.3%·이하 2020년), 전북(2.2%), 울산(0.9%) 등에서도 감소 폭이 1%p를 넘었다.
특히 인구 100만이 넘는 광역시인 울산은 이 기간에 근무 의사 비중이 2.0%에서 0.9%로 줄어 현지 근무 의사가 전체 100명 중 1명꼴도 되지 않았다.
의사들의 근무 지역을 연령대로 나눠 보면 30∼40대에서 서울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컸다. 2020년 조사에서 서울에 근무 중이라고 답한 비율이 40%를 넘는 연령대는 30대(40.7%)와 40대(40.6%)뿐이었다.
여기에는 자녀 교육 여건 등이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020년 설문 참여자 46.0%가 미취학 아동과 학령기 자녀가 있다고 답했다.
정부는 이런 쏠림 현상을 심각하게 바라보며 의과대학 정원 확충 등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기존 의대 정원 확대를 위한 수요조사를 진행하는 한편, 지역의대를 신설하는 방안도 지속해서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지역의대를 졸업하고 현지에서 수련하면 계속해서 정주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달 26일 지역 및 필수의료 혁신 추진계획을 발표하면서 “의사들이 지역에서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여건을 함께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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