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 벤처투자 규모가 3조2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 세계적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미국이나 유럽 등 주요국에 비해 비교적 빠른 속도로 투자가 회복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 3분기 벤처투자액이 1분기 1조8000억 원, 2분기 2조7000억 원에 이어 3조2000억 원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하반기로 갈수록 벤처투자 회복세가 가시화하는 모습이다.
올 3분기까지 누적 투자액은 총 7조7000억 원으로 2021~2022년을 제외하고 역대 최고 수준이라는 게 중기부 측 설명이다. 이미 2018년(5조9000억 원)과 2019년(7조5000억 원)의 연간 실적을 웃돈 데다 2020년 연간 실적(8조1000억 원)에 근접하고 있다. 2021년과 2022년에 코로나19에 따른 유동성 확대로 투자 규모가 이례적으로 급증했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 전체 투자규모 수준은 준수하다는 것이다. 앞서 1~3분기 누적 기준 벤처투자액은 2021년 10조9000억 원, 2022년 10조2000억 원이었다.
비대면·바이오에 집중됐던 투자 편중도 해소되는 추세다. 2차전지·디스플레이·반도체 등 딥테크 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관련 업종인 ‘전기·기계·장비’와 ‘정보통신기술(ICT) 제조’가 3분기 누적 기준 각각 30.2%, 34.1% 증가했다. 반면 바이오·의료는 26.2%, 유통·서비스는 53.1%씩 감소했다.
3분기 펀드결성액은 3조9000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4조원)보다 소폭 줄었으며 3분기까지 누적액은 8조4000억 원으로 34% 감소했다.
이영 중기부 장관은 “3분기 벤처투자 실적은 시장이 안정적으로 연착륙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투자심리 회복을 가속할 수 있도록 글로벌 벤처캐피털(CVC)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민간 벤처모펀드 등 필요한 정책 수단을 총동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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