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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노조, '매각 중단' 입장 표명…"동원·하림·LX, 자금 부족하다"

노조 "졸속 매각에 불과"

23일 본입찰 진행 예정

9일 HMM 노동조합이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김경택 기자




HMM(011200) 노동조합이 민영화 추진 과정을 ‘졸속 매각’이라 비판하며 KDB산업은행에 유찰을 요구했다. 인수예비업체로 선정된 기업들의 자본 조달능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9일 HMM 노조는 여의도 산은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 혈세로 재건한 HMM 매각은 ‘졸속 매각’에 불과한 국가산업적 배임행위"라며 "이번 매각에 반대하며 반드시 유찰돼야 한다"고 말했다. 오는 23일 본입찰 마감을 앞두고 경영권 매각 중단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노조는 “인수예비업체 리스트 3곳은 자기자본 조달능력이 부족한 상태로 매각하더라도 외부 자금 차입에 의존하거나 사모펀드 등을 동원할 수밖에 없다”며 “이렇게 되면 자본수익 회수에만 몰두하는 투기자본의 잔치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7월 산은과 한국해양진흥공사은 HMM 경영권 매각을 위한 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돌입했다. 최종 인수후보자로는 동원과 하림, LX그룹이 선정됐고 지난 8일 실사작업까지 마무리가 됐다.

업계에서 예상하는 HMM의 최저 매각가는 5조 원 수준이다. 반면 인수후보자들의 자금력은 이에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림의 현금성 자산은 1조 6119억 원(작년 말 기준)이며 올해 상반기 기준 LX인터내셔널은 1조 2132억 원, 동원산업은 5169억 원이다. HMM은 지난해 매출 18조 5868억 원에 영업이익 9조 9455억 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HMM은 현재 보유한 현금성 자산만 해도 14조 원에 달한다.

노조는 매각이 되더라도 HMM의 지배구조에도 불확실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산은이 중도상환을 청구한 HMM 영구채 1조 원을 제외한 나머지 1조 7000억 원 규모의 영구채를 여전히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는 “매각 이후에도 정부는 새로운 주식 32.8%를 소유하게 된다”며 “여기에 다른 정부기관 지분을 더 할 경우 민영화의 본질이 사실상 크게 훼손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노조는 “한진해운까지 파산하며 국내 유일 국 원양선사가 된 HMM을 인수할 경우 해운 분야에서 압도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며 “매각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며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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