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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한국의 ’디아스포라’와 김발레리야의 눈물

유재훈 예금보험공사 사장

유재훈 예금보험공사 사장




우즈베키스탄 출신 고려인 동포 여고생 김발레리야는 부모와 함께 입국해 한국에 살고 있었다. 학업을 이어가던 중 아버지의 암 투병으로 가세가 기울어 아르바이트를 하게 됐는데 당국의 단속으로 강제 출국 명령을 받고 부모와 떨어져 홀로 출국해야 했다. 현재 김 양은 우즈베키스탄의 농촌에서 부모님을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며 한없이 눈물만 흘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경제적으로 명목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13위의 경제 강국이 됐고 그룹 방탄소년단(BTS), 영화 기생충, 드라마 오징어게임 등이 성공을 거두며 과거 미국의 팝 음악과 할리우드 영화, 그리고 일본 애니메이션이 전 세계를 휩쓸던 자리에 문화 강국으로서 당당히 한 축을 차지하고 있다. 일제강점기, 6·25전쟁 등을 거친 최빈국으로 문화생활에서도 빈곤을 경험한 우리나라가 지금은 세계 최고의 문화 강국 반열에 오른 것이다.

정부는 높아진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과 국격에 걸맞게 750만 재외동포를 보호·지원하는 등 재외동포 정책을 총괄하기 위해 올 6월 외교부 산하에 재외동포청을 출범했다. 재외동포청은 특히 김발레리야 가족과 같이 우리 근현대사의 격랑 속에서 시련을 겪은 고려인 및 사할린 동포, 원폭 피해 동포와 먼 독일에서 고국의 경제 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한 파독 광부·간호사 등 소외 동포들을 세심하게 보살피겠다고 천명했다.



우리나라는 일제 식민 지배에 저항하며 독립운동 과정에서 민족적 ‘디아스포라’를 겪었다. 6·25전쟁과 그 이후의 해외 입양으로 인한 새로운 디아스포라도 생겨났다. 예금보험공사도 그간 결식노인, 보육원 아동 등 국내 취약 계층 지원에 주력하던 사회 공헌 활동을 정부의 재외동포 정책을 뒷받침하는 차원에서 소외 동포 지원으로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특히 국내 거주 희망 외국 이민자와 몇 세대를 흐른 동포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상황에서 결혼 이민 등으로 국내에서 가족을 형성한 다문화 가정, 북한 이탈 주민 등 넓은 의미의 소외 동포를 보듬는 데도 힘을 쓰고 있다.

우선 통일부 산하 ‘남북하나재단’과는 사회 통합 아이디어 도출 등을 위한 남북 청년 모임의 단체별·동아리별 연구 활동 및 역량 강화 워크숍과 탈북민의 정착 및 금융 교육 프로그램을 함께 지원한다. 아울러 여성가족부 산하 ‘영등포구가족센터’와는 결혼 이주 산모의 임신·출산·난산 의료비, 미등록 외국인 대상 법률 서비스 및 다문화 가족 자녀 성장 지원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지원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심각한 저출생 문제로 인구절벽의 위기에 노출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750만 재외동포를 보듬고 김발레리야와 같은 소외 동포의 눈물을 닦아줘 그들이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일원으로서의 정체성을 갖고 세계 곳곳에서 활약한다면 인구문제는 물론 한국 사회의 국제화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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