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가 경영혁신방안 중의 하나로 대체투자 비중을 크게 낮추기로 하면서 투자 규모가 중장기적으로 약 9조 원 줄어들 전망이다. 향후 새마을금고의 외부 투자가 정상화하더라도 프라이빗에쿼티(PE)와 벤처캐피탈(VC), 부동산 같은 대체투자 규모가 크게 감소한다는 의미여서 새마을금고 자금에 크게 의존해왔던 사모펀드(PEF) 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15일 행정안전부와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해외를 포함한 새마을금고의 대체투자 자산 규모가 6월 말 현재 30조 원이다. 앞서 새마을금고 경영혁신자문위원회가 구체적인 잔액 공개 없이 총 자산에서 대체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을 단계적으로 10%포인트(p) 줄이겠다고 밝혔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순 계산으로 수년에 걸쳐 약 9조2300억 원(6월 말 대체투자 자산 대비 기준)이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새마을금고는 “대체투자에 대한 방향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보면 된다”며 “7월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이 있었고 앞으로 자산을 대폭 늘릴 수 없다는 점을 생각하면 당초 30%대 중반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던 대체투자 비중을 22.5%로 낮추기로 했다는 것 자체가 대체투자를 줄여나가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감독 주무부처인 행안부의 고위관계자도 “새마을금고의 유동성과 안정성 측면을 고려하겠지만 전반적으로 대체투자를 조정해 나갈 것”이라며 “세부적인 수치를 일일이 공개할 수는 없지만 (감축 작업에) 진심”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새마을금고는 PE 업계의 ‘키다리 아저씨’로 불릴 만큼 큰 손으로 군림해왔다. PE들은 새마을금고에서 손쉽게 수백 억 원 자금을 받아갈 수 있었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얘기다. 지난해 말 현재 새마을금고중앙회의 PEF 투자 자산만 6조4271억 원에 이른다. 기타형수익증권 규모도 7조9842억원가량 된다. 하지만 이번에 대체투자 방향을 완전히 틀면서 내년에 글로벌 금리가 낮아지더라도 업계의 돈가뭄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소 PE들 입장에서는 새마을금고만큼 중요한 자금조달처가 없었다”며 “새마을금고에서 받은 자금을 중심축으로 해서 다른 곳에서 출자를 받는 경우가 많았는데 앞으로는 이 방법이 상당히 어려워진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새마을금고 경영혁신위는 특정 직원의 자의적인 투자를 막기 위한 장치를 이중삼중으로 뒀다. 대체투자 최대출자를 펀드 모집액의 50%를 넘을 수 없게 하고 신생운용사에 자금을 줄 때는 리스크위원회에 사전보고를 의무화했다. 대체투자 심사조직은 리스크관리(CRO) 소속으로 하고 자금운용조직은 줄이기로 했다. 투자심사위원회도 신용공제대표이사 관할이 아닌 부서 인원이 절반 이상 들어가고 거액여신이나 해외 투자건은 리스크관리위원회의 사전심의를 거치도록 만들었다. 금융투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체투자 심사과정이 예전보다 까다로워지고 복잡해진 만큼 과거처럼 쉽게 새마을금고에서 출자를 받지 못할 것”이라며 “뱅크런 같은 대형 사고가 있었으니 행안부나 중앙회 쪽에서도 한동안은 보수적으로 들여다 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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