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이 약정액 1조 원 규모로 조성 예정인 ‘성장사다리펀드2’의 출자사업이 4파전 구도로 치러질 전망이다. 잠재 위탁운용사 4곳 모두 산업은행과 함께 조성한 모펀드를 운용한 경험을 갖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산은은 16일 성장사다리펀드2 출자사업 관련 설명회를 열고 잠재 위탁운용사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한국성장금융·신한·한화·우리자산운용 4곳이 참석했다. 이들 네 곳의 운용사가 도전장을 던질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성장사다리펀드2는 연내 위탁운용사 선정을 마치고 내년 초 모펀드를 최종 결성하는 것이 목표다. 산업은행과 은행권청년창업재단, IBK기업은행이 출자자로 참여하며 5년 동안 세 곳이 각각 7300억 원, 1890억 원, 810억 원을 출자한다. 존속 기간은 모펀드 결성 후 15년 동안이며, 위탁운용기간은 5년이다. 이번을 포함해 펀드 존속 기간 중 총 3번의 출자사업을 진행한다.
가장 유력한 위탁운용사 후보로는 성장금융이 거론된다. 성장금융은 지난 10년 동안 기존 성장사다리펀드를 안정적으로 운용한 경험을 갖고 있다. 이 과정에서 총 4190개 기업에 15조 2000억 원을 투자하며 창업·성장·회수 단계의 벤처기업에 마중물 역할을 했다.
신한자산운용은 신한금융그룹과 외부 자금을 포함해 약 1조 원 규모의 벤처모펀드를 운용하고 있어 비교적 모펀드 운용 경험이 풍부한 곳으로 분류된다. 올해 초에는 산업은행의 3000억 원 규모 재정모펀드 위탁운용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우리자산운용도 모펀드 운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올해 외부 모펀드 운용 전문가를 영입해 신성장기업투자본부를 새롭게 꾸렸으며, 최근 산업은행과 함께 2600억 원 규모 글로벌파트너십펀드5호를 결성했다. 한화자산운용은 지난해 산업은행의 재정모펀드 위탁운용사 활동하면서, 체계적인 모펀드 운용 체계를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이날 설명회에서 산업은행은 운용사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운용인력 변동에 대한 벌칙(페널티)과 성과보수 지급, 펀드 운용의 지속성 등에 대해 위탁운용사와 협의를 통해 우호적인 조건을 제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운용인력 변동에 관해 산업은행의 한 관계자는 “성장사다리펀드2의 존속 기간이 길기 때문에 일반적인 펀드와 다르게 페널티를 설정하려고 한다”며 “중간에 운용인력이 바뀌더라도 (페널티 수준)이 높지 않게 계약서를 체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과보수는 최종 펀드 청산 시점의 수익률을 기준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중간에 위탁운용사가 교체될 경우엔 해당 시점에 성과보수 기준을 재설정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또 첫 번째 위탁운용사로 선정된 곳이 존속기간 15년 동안 펀드 운용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산은의 관계자는 “이번 성장사다리펀드2는 기존과 다르게 5년 단위로 끊어서 운용하는 것은 맞지만 기존 운용사에 특별한 문제만 없다면 5차 연도에도 좋은 평가를 받고 계속해서 운용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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