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올트먼에 이어 오픈AI 임시 최고경영자(CEO)를 맡게 된 미라 무라티(사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1988년생, 우리 나이로 35세에 불과한 천재 여성 개발자다. 올트먼이 ‘챗GPT의 아버지’로 불리며 대외적인 오픈AI의 얼굴 역할을 해왔지만 실질적인 챗GPT 서비스 개발은 무라티가 이끌어왔다는 것이 정설이다.
무라티는 알바니아에서 태어나 미국 다트머스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에는 프랑스 항공우주 기업 조디악에어로스페이스를 거쳐 테슬라에 합류했다. 테슬라에서는 모델X와 자율주행 기술 ‘오토파일럿’ 개발의 핵심 역할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AI 합류 시기는 2018년이다. 입사 당시 직책은 ‘응용 인공지능(AI) 및 파트너십 부문 부사장(VP)’이었다. 2022년에는 CTO로 승진했고 2022년 11월 출시한 챗GPT를 비롯해 이미지 생성 AI인 달리(Dall-E), 코드 생성 시스템 코덱스(Codex) 등의 개발과 출시를 총괄했다.
무라티는 개방성과 독특한 마케팅 전략으로도 유명하다. AI 연구개발(R&D) 성과를 최대한 숨기려 했던 경쟁사와 달리 오픈AI는 초기부터 앱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를 비롯한 관련 기술을 적극 공개해왔다. 2년 전 개발이 완료됐던 GPT-3 기반 챗GPT를 대중에 공개해보자는 발상도 무라티의 아이디어다. 결과는 AI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으로 돌아왔다. 무라티는 올트먼보다 강경한 AI 규제론자이기도 하다. 그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AI가 인류를 멸망시키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가능하다”며 “AI는 인간의 목표와 일치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설정된 목표를 따를 필요가 없다고 결론 내릴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무라티가 올트먼의 후임자로 장기 재임할지는 확언할 수 없다. 오픈AI 이사회와 무라티 본인은 CEO직이 ‘임시’임을 강조한다. 올트먼의 복귀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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