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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로운 편두통, 먹는 예방약도 등장…“급여기준 손질 시급”

대한두통학회 19일 추계학술대회 맞아 기자간담회 개최

경구용 CGRP 항체 허가…편두통 예방치료 옵션 넓어져

제한적 보험적용 기준 아쉬워…질환 인식도도 높아져야

주민경 대한두통학회 신임 회장(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 사진 제공=세브란스병원




“심한 두통은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지만 흔한 증상이라는 이유로 방치되기도 쉽습니다. 편두통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신약이 대거 등장한 만큼, 더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도와야죠. ”

주민경 대한두통학회 신임 회장(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은 19일 서울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2023 추계학술대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오랜 기간 괴로워 하면서도 정작 자신이 편두통 환자인지조차 모르는 경우도 많다”며 이 같이 말했다.

편두통은 전 세계 인구 7명 중 1명 꼴로 보고될 정도로 가장 흔한 신경과 질환 중 하나다. 명칭 때문에 흔히 한쪽(편측) 머리가 아픈 증상만 편두통이라고 여겨지지만, 실제로는 편두통 환자의 절반 정도만 머리 한쪽에 통증을 느낀다. 양쪽 머리가 다 아프거나 움직임에 따라 통증 강도가 세지거나 심장이 뛰는 듯한 박동성 통증이 나타나는 등 환자마다 통증의 양상과 지속 시간, 동반 증상이 제 각각이다.

만약 두통 빈도가 너무 잦거나 진통 목적의 급성기 약물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예방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진통제에 의존하다 보면 만성 편두통이나 약물과용 두통 등으로 변형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항우울제·항뇌전증약 또는 고혈압 치료에 쓰이는 베타차단제·칼슘통로차단제 등이 편두통 예방치료에 쓰이다 보니 환자들이 체감하는 효과가 적었다.



그런데 편두통을 유발하는 신경전달물질 ‘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티드(CGRP·Calcitonin Gene-Related Peptide)’에 달라붙어 두통 유발 경로를 차단하는 항체약물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치료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었다. ‘엠갈리티(성분명 갈카네주맙)’·‘아조비(성분명 프리마네주맙)“ 등의 주사제를 편두통 예방용도로 투여하는 데 대한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회당 30만 원 상당이던 치료비 부담도 소폭 낮아졌다.

지난달 15일에는 알약 형태로 복용하는 CGRP 수용체길항제 ‘아큅타(성분명 아토제판트)’가 성인의 편두통 예방 치료 용도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다. 기존 CGRP 항체가 주사제라는 이유로 거부감이 컸던 환자들에게도 새로운 치료제 선택의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주 회장은 “주사제 형태의 기존 CGRP 항체는 반감기(약물이 주사된 후 효능이 반으로 줄어드는 시간)가 짧아 1~3개월 정도로 길다”며 “이번에 허가된 경구제는 하루 한 번 복용하면 되기 때문에 기존 치료제만으로 충분한 효과를 보지 못했던 환자들에게도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뛰어난 효과를 지닌 신약들이 등장한 점은 반갑지만, 여전히 두통 진단 및 치료율이 낮은 점은 안타까운 대목이다. 일부 CGRP 항체에 보험이 적용되고 있지만 기준이 까다로워 혜택을 보지 못하는 환자들도 많다. 주 회장은 효과 좋은 약물이 있는 데도 몰라서 혹은 비용 부담 때문에 환자들이 고통을 받아서야 되겠느냐”며 “두통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불합리한 CGRP 항체의 보험 적용 기준을 개선하기 위해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편두통은 환자 개인별로 증상이 너무도 다르다. 개인에게 맞는 치료 전략으로 접근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내년 상반기에는 미국, 유럽 등 해외 진료지침을 참고로 국내 실정에 맞게 개발한 진료지침도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경진 의료전문기자 realglass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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