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손병두 현 이사장의 임기 만료를 한 달여 앞두고 차기 수장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 구성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금융투자 업계와 금융당국 주변에서는 차기 거래소 이사장 유력 후보군으로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을 필두로 최훈 주싱가포르 대사, 윤창호 한국증권금융 사장 등이 거론된다.
거래소는 20일 금융투자협회와 한국상장사협의회, 코스닥협회에 차기 이사장 후추위 위원 추천을 비공개로 의뢰하는 작업을 마쳤다. 거래소 이사장 후추위는 자본시장법에 따라 거래소 사외이사 5명, 금투협이 추천한 내외부 인사 2명, 상장협이 추천한 코스피 상장사 대표 1명, 코스닥협회가 추천한 코스닥 상장사 대표 1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된다. 당초 업계에서는 내년 총선 등을 고려할때 다음달 20일 끝나는 손 이사장 임기가 최소 내년 4월까지 연장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지만 연말 연시에 거래소 수장을 새로 뽑는 쪽으로 사실상 가닥이 잡혔다.
업계는 거래소 이사장 후추위 구성이 이달 말께는 확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후추위는 이후 첫 회의를 거쳐 이사장을 공모로 뽑을지, 추천 방식을 따를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앞서 손 이사장은 2020년 12월 후추위의 단독 추대로 거래소 제7대 수장에 오른 바 있다.
차기 거래소 이사장 후보로 하마평에 가장 많이 오르는 인사는 이 수석이다. 이 수석은 거래소 본사가 위치한 부산에서 3선 국회의원(동래구)을 지낸 데다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을 가장 잘 알고 있다는 부분이 강점으로 꼽힌다. 20대 국회에서는 금융기관들을 담당하는 정무위원회 위원장도 역임했다. 이 수석이 거래소 이사장으로 낙점 되는 것 자체가 대통령실과 자본시장 간 가교 역할을 하면서 여당의 부산 지역 총선 전략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다만 관료나 증권 업계를 거치지 않은 순수 정치권 출신 거래소 이사장은 지금까지 한 명도 없었다는 것이 이 수석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최훈 주싱가포르 대사도 차기 거래소 수장 후보로 물망에 오르내리는 인물이다. 최 대사는 행정고시 35회로 공직을 시작해 기획재정부 자금시장과장과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 상임위원을 역임했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실 선임행정관도 맡았다. 그는 2021년 5월부터 주싱가포르 대사로 부임해 선진 금융 환경까지 습득하며 가점을 쌓았다.
최 대사와 같은 행시 35회 출신인 윤 사장도 만만찮은 거래소 이사장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윤 사장은 금융위 금융산업국장을 거쳐 2020년 금융정보분석원 원장을 맡았다. 이후 2021년부터 한국증권금융 사장을 맡아 내년 3월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다.
한편 차기 거래소 이사장 인사는 다음달 초순으로 예정된 대통령실 개편 및 개각 등과 맞물려 단행될 전망이다. 현직인 손 이사장이 차기 금융위원장 유력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행시 33회인 손 이사장은 기재부를 거쳐 금융위 금융정책국장과 상임위원, 사무처장, 부위원장을 두루 역임했고 금융 중심지인 서울과 부산 양 지역에 모두 연고를 두고 있는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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