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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수출 효자될 전통주…쌀 남아도는 지금이 육성 최적기"

K-푸드가 뜬다 <4>전통주도 수출 대열 동참 - 전남 해창주조장 가보니

유기농 찹쌀과 국산 누룩 사용

서민 술 '막걸리' 고급화 이뤄내

"유통기한 없는 소주, 수출 적합

주세 인하·해외진출 지원 필요"

오병인 해창주조장 대표가 쌀로 막걸리를 빚고 있다. 사진제공=해창주조장




“술은 우리 농산물을 수출하기 위한 가장 좋은 수단입니다. 부가가치가 높은 데다 유통기한도 없습니다. 와인·위스키·사케 등 세계 각국이 역사와 전통을 담은 술을 빚어 판매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도 전통주 문화가 활성화되지 않아 많이 아쉽습니다.”

전남 해남의 해창주조장은 막걸리 업계의 제조 관행을 바꾼 곳으로 유명하다. 국내산 햅쌀과 누룩을 사용한 ‘프리미엄 막걸리’로 서민의 값싼 술로 여겨지던 막걸리의 고급화에 성공했다. 해남산 유기농 찹쌀 80%와 멥쌀 20%로만 막걸리를 빚는 데다 첨가물도 따로 넣지 않는다. 물과 쌀, 누룩만이 막걸리 원료의 전부다.

이곳에서 판매되는 막걸리는 알코올 도수별로 9도(8000원), 12도(1만 2000원), 15도(5만 5000원), 18도(11만 원) 등 4종이다. 설날·추석·연말·어버이날 등에만 판매하는 최고가 18도 막걸리는 한 번 더 덧술을 한 사양주로 명성을 얻어 순식간에 완판된다.

해창주조장은 막걸리를 넘어 증류주 시장도 넘보고 있다. 오병인 해창주조장 대표는 “해창막걸리로 소주를 만들어보니 맛이 기가 막혀 내년 초 출시를 목표로 면허를 준비하고 있다”며 “20도와 30도·40도·50도 등 도수별로 네 가지 소주를 우선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 대표는 막걸리를 증류해 만든 소주의 해외 수출도 꿈꾸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발효돼 식초로 변해버리는 막걸리와 달리 막걸리를 증류해 도수를 높인 소주는 사실상 유통기한이 없어 해외 수출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우선 쌀을 활용한 소주를 먼저 만들지만 반응이 좋을 경우 해남의 명물인 고구마로 빚은 소주도 내놓을 계획이다.

오 대표는 쌀이 남아도는 지금이야말로 우리 전통주 수출의 적기라고 말한다. 그는 “과거 배불리 먹지 못하던 시절만 해도 흉작이 들 때마다 많은 양의 곡식이 필요한 술을 만들지 못하게 하는 ‘금주령’을 내렸지만 경제적 여유가 생긴 이제는 우리도 술에 돈을 쓸 수 있는 사회가 됐다”며 “K푸드 열풍에 맞춰 우리 전통주도 집중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가 가장 아쉬워하는 것 중 하나는 현행 주세 체계다. 현재 증류주에 붙는 세율은 72%. 여기에 주세의 30%인 교육세와 ‘원가+주세+교육세’의 10%인 부가가치세까지 붙으면 출고가의 절반 이상이 세금이다. 술로 낭비되는 농산물을 줄이고 술에 따른 노동력 상실 등을 막기 위한 징벌적인 성격이 적지 않았다. 게다가 경제 개발 시절 주세는 훌륭한 세원의 근간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시대가 바뀌었다는 게 오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현행 주세 구조에서는 술을 열심히 만들어내도 가격이 너무 비싸 소비자에게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전통주라도 주세를 낮춰주면 ‘농산물 소비 증가’와 ‘농촌 경제 활성화’라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오 대표는 우리 술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한 정부의 지원도 강조했다. 그는 “술의 경우 각국의 세관을 통과할 때 필요한 서류도 다르고 체크리스트도 모두 다르다”며 “해외 진출을 꿈꾸는 국내 양조장들의 관련 준비 과정을 도와주는 서비스가 마련되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해남=우영탁 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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