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자체 물류망을 활용한 택배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일반 택배보다 속도는 느리지만 절반에 가까운 가격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접수와 수취를 위해 각각 매장 방문을 유도하는 효과가 뛰어나 업계가 경쟁적으로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GS25의 ‘반값택배’ 이용건수는 올 들어 누적 1000만 건을 돌파했다. 비율로 보면 전체 취급량의 65%를 넘겼다. 론칭 첫 해인 2019년 약 9만건 수준에서 벌써 100배 이상 급성장하며 시장에 안착한 셈이다.
반값택배는 자체 물류망을 활용한다. 소비자가 GS25 매장에서 택배를 발송하면 상대방은 가까운 점포에서 이를 찾아가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서비스 대상 지역을 넓히고 배송 속도를 단축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 현재 반값택배는 접수 물량의 47%가 하루 만에, 약 70%가 이틀 내 배송되고 있다. GS25 관계자는 “초기에 최장 4일이 소요되던 배송 기간을 동일 구역 내에선 하루 정도만 걸리도록 크게 단축시켰다”고 설명했다. 지난달에는 내륙과 제주를 연결하는 서비스를 개시하기도 했다.
이렇다 보니 CU도 자체 물류 네트워크를 활용한 ‘알뜰택배’ 확대에 골몰하고 있다. 이달 초에는 업계 최초로 알뜰·국내·EMS·홈택배 등 모든 서비스에 적용 가능한 모바일 상품권을 내놓기도 했다. CU 관계자는 “그간 편의점에선 문화상품권과 게임 충전권 등이 주로 판매됐는데 택배 상품권이 나온 건 새로운 트렌드”라며 “네이버쇼핑과 카카오 선물하기에서 각각 1000장씩을 내놨는데 반나절 만에 완판될 정도로 관심이 컸다”고 전했다.
편의점이 택배 서비스에 공을 들이는 건 고객의 매장 방문을 유도하는 효과가 커서다. 특히 자체 택배의 경우 발송인과 수취인이 각각 매장을 찾게 돼 효과가 두 배다. GS25에 따르면 상반기 반값택배를 이용한 고객의 37.2%가 매장에서 물건을 함께 구매했다. 고객 당 추가 구매액은 6700원 수준이었다.
이 때문에 아직 자체 택배 서비스가 없는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도 늘어나는 수요를 잡기 위해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현재 세븐일레븐은 롯데글로벌로지스와, 이마트24는 CJ대한통운과 손잡고 일반 택배 서비스를 운영중이다. 세븐일레븐은 연말까지 중고나라 모바일앱 이용자들이 물품을 거래할 경우 무료로 택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마트24도 올해 말까지 매주 수요일에 점포 내 택배 서비스를 1000원 할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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