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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보틱스 첨단기술 적용…로봇 200대가 車 운반에 품질 점검도

■현대차 '혁신 허브' 싱가포르 HMGICS 가보니

소규모 작업장 '셀' 생산방식 도입

다양한 수요에 맞춤형 대응 가능

향후 PBV·AAM기체 생산도 목표

조립 오류 잡아내는 '4족보행 로봇'

부품 분류도 로봇이…자동화율 높아

쌍둥이 가상공장 '메타 팩토리'도 눈길

싱가포르 주롱혁신지구에 위치한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혁신센터(HMGICS) 전경. 사진 제공=현대차그룹




16일(현지 시간) 싱가포르 신도시인 주롱혁신지구에 들어선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혁신센터(HMGICS)’에 들어서자 보통의 자동차 공장에서 볼 수 있는 컨베이어 벨트는 단 하나도 찾아볼 수 없었다. 컨베이어 벨트가 사라진 자동차 제조 공간에는 스스로 생각하며 움직이는 로봇들이 자리했다. 각각의 로봇은 자동차 부품 운반, 품질 점검 등 기존에 사람이 하던 업무를 도맡으며 보조 역할을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HMGICS를 통해 제시한 미래 모빌리티 혁신의 장면들이다.

자동차 제조 시설은 건물 3층에 위치하고 있는데 타원형의 소규모 작업장인 ‘셀(Cell)’에서 조립이 이뤄졌다.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배치된 다수의 근로자들이 차 조립을 하던 기존 방식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총 27개로 구성된 HMGICS의 셀 안에는 작업자 1명과 로봇이 각각의 팀을 이루고 차 생산 작업을 수행하고 있었다.

셀 생산 방식은 세분화된 고객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셀마다 다른 생산 공정을 적용해 다양한 차종을 적기에 생산하는 것도 가능하다. 전통적인 자동차 공장이 정해진 공정에 따라 특정 차종을 대량 생산하는 방식과 대비되는 지점이다. 허일권 HMGICS 생산실장은 “HMGICS 제조 시설에서는 1시간당 2.5대의 차량을 생산할 수 있다”며 “고객 주문 증가에 따라 차량 생산을 늘리려면 셀을 추가 설치해야 하는데 단 3일 안에 가능하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혁신센터(HMGICS)의 자동차 제조 시설인 ‘셀(Cell)’에서 아이오닉5가 조립되고 있다.




모빌리티 시장은 전기차에 더해 소프트웨어중심차(SDV), 목적기반차량(PBV),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등으로 다변화하고 있다. 셀 생산 방식을 활용한다면 이런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이곳에서 전기차 아이오닉5를 양산 중인데 향후에는 고객 개개인의 성향과 기호 등을 반영한 PBV·AAM 기체까지 생산하는 목표를 세워뒀다.

차량 생산을 위한 대부분의 작업은 사람이 아닌 로봇의 몫이다. HMGICS 현장을 둘러보면 일하는 직원보다 로봇이 더 눈에 많이 띌 정도다. 크고 작은 로봇(약 200대)은 근무 인력 숫자(약 280명)와도 맞먹는다. 자율주행 로봇 AMR과 무인 운반 차량 AGV가 대표적이다. AMR은 초당 최대 속도 1.8m로 움직이며 차량 부품을 운반하고 AGV는 일정 수준으로 조립된 차체를 옮기는 역할을 담당한다. AMR은 특히 라이다 센서로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최적의 경로를 도출한다. AI 키퍼로 불리는 4족 보행 로봇은 작업자 옆에서 조립 품질을 검사하고 있다. 사람이 볼 수 없는 오류까지 잡아낼 수 있는 정확도를 자랑한다.



HMGICS 작업자가 아이오닉5를 조립하고 4족 보행 로봇인 ‘AI 키퍼’가 조립의 품질을 검사하고 있다. 사진 제공=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HMGICS의 물류 자동화율을 현재 65%에서 2030년 80%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자동차 부품을 분류하는 작업에 로봇을 투입하려는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로봇이 스스로 부품을 인지하고 6초 내로 분류할 수 있도록 고도화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기존에는 로봇으로 부품 하나를 분류하는 데 18초가량 소요돼 효율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다.

HMGICS에서는 디지털 트윈 기술도 엿볼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건물이나 설비, 생산 시스템 등 실제 현장을 그대로 가상공간에 구현한 쌍둥이 공장인 ‘메타 팩토리’를 구축했다. 우리나라에 있는 직원도 메타 팩토리를 통해 HMGICS의 설비를 제어할 수 있다. 새로운 차종을 생산하기에 앞서 메타 팩토리에서 시뮬레이션함으로써 발생 가능한 문제점을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다.

HMGICS 건물 옥상에 위치한 스카이트랙에서 아이오닉5가 주행하고 있다. 사진 제공=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싱가포르 현지 고객과의 접점 확대도 놓치지 않았다. HMGICS는 단순 차량 제조를 넘어 신개념 고객경험(CX) 공간으로 조성됐다. 고객이 아홉 가지 작물을 직접 재배할 수 있는 ‘스마트 팜’과 구입한 차량의 성능을 점검할 수 있는 ‘스카이 트랙’이 대표적인 예다. 고객들은 길이 620m, 최대 기울기 33.5도의 코너링 코스를 갖춘 스카이트랙을 통해 핸들링과 주행 성능을 경험한 뒤 차량을 인도받는다.

현대차그룹은 HMGICS에서 개발·실증한 제조 플랫폼을 미국 조지아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와 2025년 완공 예정인 울산 전기차(EV) 전용 공장 등에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공장별 생산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정홍범 현대차그룹 HMGICS 법인장(전무)은 “HMGICS는 도시 인프라와 모빌리티, 사람이 신개념 기술 솔루션 기반으로 연결되는 스마트 도심형 모빌리티 허브”라며 “AI, 정보통신기술(ICT), 로보틱스 등 첨단 기술을 융합한 인간 중심의 제조 시스템이 새로운 표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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