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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년 LG맨' 권영수의 작별 인사…"더없이 보람되고 행복했다"

■권영수 LG엔솔 부회장 용퇴

1979년 입사 후 44년간 일하며

그룹 내 최고경영자 두루 맡아

2021년 LG엔솔 사령탑 부임

IPO 성공·수주 500조까지 확대

구성원 소통하며 조직문화 혁신 힘써

"故구본무 회장·구광모 대표께 감사"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사진 제공=LG엔솔




LG에너지솔루션(373220)에서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보냈던 마지막 2년은 더없이 보람되고, 행복했던 시간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권영수 LG(003550)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44년 동안 몸 담은 LG그룹을 떠나며 남긴 소회다. LG에너지솔루션을 글로벌 최고 배터리 기업으로 키운 권 부회장은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기 위해 22일 용퇴를 결정했다. 김동명 자동차전지사업부장이 뒤를 이어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CEO)에 오른다.

권 부회장은 1979년 LG전자로 입사한 뒤 44년 간 LG그룹에서 일했다. LG디스플레이·LG유플러스·㈜LG 등 17년 간 그룹 내 최고경영자를 두루 맡으며 LG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공을 세웠다.

권 부회장은 “LG그룹에서 일하는 동안 단 하나의 목표는 세계 최고가 되는 것이었다”며 “항상 고객의 입장에서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철저히 고민하고 1등 정신으로 무장한 강한 실행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뚝심과 끈기의 리더십을 가르쳐주신 고(故) 구본무 회장님을 비롯해 여러 선배 임직원 분들과 LG그룹 구성원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오랜 시간 LG 주요 사업과 관련해 뜻을 같이 하며 많은 성과를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해주신 구광모 대표님께도 깊은 감사를 드리며 구 대표님이 이끄는 LG그룹의 미래에 많은 응원을 보내겠다”고 덧붙였다.

권영수(오른쪽)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과 서울 여의도 LG에너지솔루션 본사에서 북미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 제공=LG엔솔


권 부회장은 LG에너지솔루션은 물론이고 한국 배터리 산업의 위상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1년 11월 LG에너지솔루션 사령탑으로 부임한 권 부회장은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LG에너지솔루션을 국내 시총 2위 기업으로 만들어냈다. 이후 제너럴모터스(GM)·혼다·도요타·현대차·스텔란티스 등 세계 최고의 완성차 업체들과 합작법인(JV) 및 공급 계약을 연이어 발표하며 취임 당시 200조 원 안팎이던 수주 규모를 500조 원까지 늘렸다.



또한 제품 경쟁력 차별화, 스마트팩토리 기반 구축, 안정적 원재료 확보를 위한 공급망(SCM) 체계 구축, 차세대 전지 기술 개발 등을 추진했다. 이를 통해 LG에너지솔루션은 권 부회장 취임 후 사실상 모든 분기에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 기록을 경신하는 등 꾸준한 성장을 이어왔다.

권 부회장은 조직문화 혁신에도 힘썼다. 가장 중요한 고객은 임직원이고 훌륭한 조직문화는 강한 실행력의 출발점이라는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LG에너지솔루션을 ‘일할 맛 나는 회사’로 만들기 위해 구성원들과 항상 소통했다.

취임 직후 구성원들과 직접 소통 채널 엔톡(Entalk)을 개설해 사내 복지 및 제도 개선을 빠르게 이뤘고 격의 없고 진솔한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님’ 호칭 제도를 정착시켰다. 모든 답은 고객과 현장에 있다며 주 1, 2회씩 국내외 사업장을 찾아 현장의 애로사항을 직접 챙기기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 서울 본사 파크원 63층에서 열린 CEO 타운홀 미팅 엔톡 라이브에서 권영수(앞줄 가운데) 부회장과 120여명의 임직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LG엔솔


권 부회장은 취임 후 2년 동안 LG에너지솔루션의 여러 경영 현안들을 성공적으로 해결해왔다고 평가받는다.

취임 당시 LG에너지솔루션은 품질과 기술력 등 모든 면에서 고객과 이해관계자들에게 신뢰를 쌓아야 했고 수주 물량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한 대규모 생산 기반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권 부회장은 LG그룹 내에서 다수의 글로벌 사업장을 성공적으로 운영한 경험, 배터리 산업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통찰력을 바탕으로 당면과제들을 풀어왔다.

하지만 권 부회장은 LG에너지솔루션의 더 큰 도약을 위해 용퇴를 결정했다. 해외 사업장 투자, 미래고객 확보 등 엔솔 1.0을 성공적으로 구축해놓은 만큼 강력한 실행을 통해 엔솔 2.0을 준비하는 최적의 시점이기에 새로운 후계자가 사령탑을 이어받을 시기라고 판단한 것이다.

권 부회장은 “내년 글로벌 배터리 산업은 중요한 전환기를 맞을 것이며 LG에너지솔루션이 치열한 경쟁을 뚫고 미래에 더 강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발 빠른 실행력을 갖춘 젊고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신임 대표이사가 30년을 거쳐 쌓아온 도전과 혁신 역량, 지금까지의 성과를 밑거름 삼아 더 큰 도약을 해주길 기대하며 LG에너지솔루션이 세계 최고의 배터리 회사가 되는 여정을 진심으로 응원할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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