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년 LG맨’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373220) 부회장이 용퇴한 가운데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사령탑 자리를 이어간다. LG에너지솔루션의 신임 최고경영자(CEO)에는 김동명 자동차자동차전지사업부장(사장)이 자리한다. 현재까지의 LG그룹 인사만 놓고 보면 변화 속 안정을 선택한 셈이다. 이런 기조는 여타 계열사 인사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높은데 꺼내 들 변화의 폭이 어느 정도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LG그룹은 22일 미래 사업 준비에 초점을 맞춘 계열사 임원 인사를 시작했다. 전체적인 승진 규모는 지난해보다 줄어들며 안정 속 쇄신에 방점을 뒀으나 권 부회장이 물러나는 등 세대교체 바람도 함께 불고 있다.
먼저 LG화학(051910)과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각각 이사회를 열고 2024년 정기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 LG화학은 신 부회장 체제를 유지한 채 부사장 1명, 전무 4명, 상무 11명, 수석연구위원 1명 등 17명이 임원을 달았다. LG화학 관계자는 “철저한 사업 성과를 기반으로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며 “신규 사업 준비를 위해 연구개발(R&D) 분야의 인재를 발탁하고 여성 임원이 4명 포함되는 등 경영진의 다양성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권 부회장이 퇴진하고 김 사장이 CEO로 선임됐다. 김 사장은 1998년 배터리 연구센터로 입사해 연구개발(R&D), 생산, 상품 기획, 사업부장 등 배터리 사업 전반에서 다양한 경험을 확보한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2014년부터 2020년까지 모바일전지개발센터장·소형전지사업부장·자동차전지사업부장을 거치며 핵심 사업 부문의 성장을 이끌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임원 인사 승진 규모는 24명(부사장 1명, 전무 4명, 상무급 19명)으로 지난해 29명보다 소폭 줄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수요 둔화 등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고려한 결과다.
용퇴를 결정한 권 부회장은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이 치열한 경쟁을 뚫고 미래에 더 강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발 빠른 실행력을 갖춘 젊고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신임 대표이사가 LG에너지솔루션이 30년을 거쳐 쌓아온 도전과 혁신 역량, 그리고 지금까지의 성과를 밑거름 삼아 더 큰 도약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LG그룹은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에 이어 주요 계열사들도 순차적으로 임원 인사를 진행한다. 권 부회장이 물러나면서 LG 계열사 인사에서 변화의 폭이 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018년 구광모 회장 취임 당시 6인 체제였던 부회장단은 이날 권 부회장의 사퇴로 권봉석 ㈜LG 부회장과 신 부회장 2인만 남게 됐다. 그룹 내에 추가로 부회장 승진이 나올 것으로 보는 근거다. 특히 올해 좋은 성과를 낸 조주완 LG전자 사장과 정철동 LG이노텍 사장이 부회장 승진 후보들로 언급되고 있다. 또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은 그룹 내부에서는 유임에 무게를 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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