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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수염 깎고 카카오 시총 5조 늘었다

21일 기준 카카오 시가총액 21조 8914억 원

지난달 신저가 기록한 23일 대비 30% 증가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20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 판교 아지트에서 열린 4차 공동체 경영회의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은둔형 경영자’를 자처하던 김범수 카카오(035720) 창업자가 17년 만에 수염을 깎고 경영 쇄신 의지를 다지면서 최근 한 달동안 카카오 시가총액도 5조 원 넘게 증가했다. 변화를 시작한 카카오에 대해 증권가는 내년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는 분석과 아직 사법 리스크가 남았다는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의 시가총액은 전날 기준 21조 8914억 원으로 지난달 23일(5조 232억 원) 대비 29.77% 급증했다. 카카오 주가도 23일 3만 7950원에서 4만 9250원까지 상승했으며 이날은 장중 5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지난달 23일은 김 전 의장이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에 출석해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시세 조종 혐의로 조사를 받은 날인데 당시 카카오는 신저가로 추락했다.

카카오 그룹주로 묶이는 카카오페이(377300)(21.54%)와 카카오뱅크(323410)(24.11%), 카카오게임즈(293490)(15.80%) 등도 최근 한 달 간 일제히 강세를 나타냈다. 연이은 신저가에 외국인과 기관을 중심으로 저점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최근 한달(10월 23일~11월 21일)동안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카카오를 1428억 원, 706억 원씩 사들였다.



SM엔터 인수 당시 주가 조작 의혹으로 카카오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커지는 가운데 김 전 의장이 경영 쇄신 의지를 다진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김 전 의장은 이달 13일 카카오 정례회의에 참석하면서 “국민의 기업으로 성장해 온 카카오가 초심을 되찾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모든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국민의 눈높이에 부응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김 전 의장의 태도를 두고 이례적이라고 평가한다. 지난해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서비스가 마비되며 ‘창사 이후 최대 위기’라는 지적이 뒤따를 때도 김 전 의장은 경영 참여와 쇄신에 대한 의지를 별로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전 의장은 작년 국정감사에 출석해서도 “제가 무엇인가 한다는 건 아직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소극적인 태도를 드러낸 바 있다.

증권가에서도 카카오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내년을 기점으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이날 유진투자증권은 내년 카카오의 매출로 전년 대비 11.6% 늘어난 9조 1000억 원, 영업이익으로 26.5% 늘어난 5749억 원을 예상했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양한 카카오톡 개편 시도가 효과를 나타내면서 내년 광고 시장의 회복과 함께 톡비즈 매출 성장률도 반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여전히 사법 리스크가 크다는 이유로 사실상 매도와 마찬가지인 투자의견 ‘보유’를 제시한 곳도 있다. 이달 15일 신한투자증권은 “비용 통제 전략은 가시화되고 있으나 단기에 가파른 실적 성장을 보이긴 어렵다”며 “여기에 사법 리스크도 해소되지 않아 ‘단기매수(Trading Buy)’ 의견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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