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BTC)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결정이 결국 내년으로 미뤄졌다.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이 이뤄질 것으로 가장 유력한 시점은 내년 1월 10일로 점쳐진다. 가장 먼저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서를 접수한 아크 인베스트의 최종 승인 기한이다. 다만 SEC의 심사가 올 들어 계속 미뤄진 상황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의 승인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업계의 전망이 엇갈린다.
21일(이하 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SEC는 지난 17일, 21일로 각각 예정됐던 해시덱스와 프랭클린, 글로벌X 등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심사 3건을 모두 연기했다. 올 초 블랙록 등 주요 자산운용사들의 신청이 쏟아질 때까지만 해도 올해 안에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3건의 심사를 모두 내년으로 미루기로 하면서 시장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소식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 현물 ETF의 승인 가능성을 어느 때보다 높게 점치고 있다. 특히 아크 인베스트 ETF의 최종 승인 기한인 내년 1월 10일이 주목받고 있다. 아크 인베스트는 미국의 주요 자산운용사 중 가장 먼저(5월 15일) 비트코인 현물 ETF를 신청했다. SEC는 이미 승인 결정을 3번 미뤄 더이상 연기가 불가능하다. 내년 1월 10일에는 어떤 쪽으로든 결정을 내려야 하는 셈이다.
제임스 세이파트 블룸버그 애널리스트는 “내년 1월 10일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될 확률이 90%”라고 점치며 “승인 연기가 이 확률을 낮추지는 못한다”고 주장했다.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도 “내년 1월 10일 승인될 가능성이 과거 어느 때보다도 높아졌다고 본다”고 전했다. 다만 아크 인베스트의 현물 ETF가 아예 승인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정 센터장은 “게리 겐슬러 위원장이 트집잡을 건수를 찾아내려면 찾을 수도 있는 만큼 승인 가능성이 100%라고 할 순 없다"고 덧붙였다.
캐시 우드 아크 인베스트 최고경영자(CEO)도 기대감을 내비쳤다. SEC의 기조에 변화가 감지된다는 것이다. 그는 “앞서 여러 번 신청서를 제출했을 땐 아무 답변도 받지 못했지만 이번 여름에 SEC로부터 신청서와 관련한 질문이 돌아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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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현물 ETF의 승인이 임박하면서 가상자산 시장엔 기관투자자 자금이 밀려오고 있다. 코빗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3분기 비트코인 래퍼 자금은 10월부터 6주 연속 총 7억 6700만 달러가 유입돼 지난 2021년 12월 강세장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변동성도 높아졌다. 더블록에 따르면 연율로 환산한 최근 30일간 비트코인 변동률은 50.24%로 지난 8월 15.83%에서 30%포인트 넘게 급증했다. 정 센터장은 “시장의 관심이 SEC와 ETF 신청사, ETF 상장이 예상되는 증권거래소로 온통 쏠리면서 사소한 뉴스 하나하나에 위아래로 흔들리며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비트코인 현물 ETF가 실제 승인된 이후 시장 전망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기관투자자 진입이 용이해지면서 가상자산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지만 승인 이후 가상자산 가격이 폭락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관측도 나온다.
대표적인 비트코인 옹호론자로 꼽히는 마이클 세일러 마이크로스트레티지 이사회 의장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과 이에 따른 기관투자자 진입 등의 영향으로 내년 말까지 비트코인 수요가 10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비트코인 현물 ETF는 월가 자본의 비트코인 생태계 진입을 이끌 것"이라며 "개인뿐 아니라 기관이나 기업·신탁·기부 재단 등의 비트코인 활용을 획기적으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유명 경제학자이자 비트코인 비관론자인 피터 쉬프는 현물 ETF 출시 전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ETF가 승인 후 차익 실현 물량이 쏟아지며 비트코인 가격이 오히려 폭락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투기꾼들은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 전 이미 비트코인을 매수했을 것이며 ETF가 출시 후에는 비트코인을 사려는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이 이더리움(ETH) 등 다른 가상자산 기반 현물 ETF 출시로 이어진다면 단기성 호재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현재 블랙록·피델리티 등 미국 주요 자산운용사 7곳이 이더리움 현물 ETF 출시도 신청한 상태다. 정 센터장은 “이더리움 현물 ETF 신청건 중 가장 빠른 최종 결정 시점은 내년 5월"이라며 "비트코인 ETF가 내년 1분기 승인된다면 시장의 관심사가 비트코인에서 이더리움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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