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 선거 후보 등록 마감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야권 후보들은 여전히 단일화를 놓고 힘겨루기를 하는 등 정세가 안갯속을 걷는 모양새다. 야권 분열 시 집권 여당인 민주진보당의 승리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허우유이 국민당 후보와 커원저 민중당 후보에 무소속 궈타이밍 폭스콘 창업자까지 3명의 야권 후보가 단일화를 두고 물밑 접촉을 이어가는 형국이다. 제1·2 야당 후보는 최악의 경우 궈타이밍 후보와만 손잡고 선거에 나서겠다는 움직임이어서 총통 후보로 누가 나설지 관심이 모아진다.
22일 대만 자유시보에 따르면 전날 허우 후보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당과 민중당이 각각 여론조사 전문가 2명을 보내 지우펀에서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와 관련해 커 후보 측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기존에 단일화를 위해 실시했던 여론조사를 재검토하는 방식 등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국민당과 민중당 양측은 당초 18일 여론조사를 진행해 단일 후보를 발표하기로 했으나 오차 범위에 대한 의견이 엇갈렸다.
이달 10~11일 대만 인터넷 매체인 ‘CNEWS후이류신문망’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민진당의 라이칭더 후보가 30.8%의 지지율로 커 후보(26.0%), 허우 후보(18.0%), 궈 후보(9.3%)를 모두 앞서고 있다. 야권표의 분열을 막기 위해 단일화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지만 힘겨루기는 후보 등록이 마감되는 24일 오후 5시(현지 시각)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난항을 겪는 커·허우 후보는 궈 후보와의 연대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커 후보는 19일 궈 후보의 자택을 찾았고 허우 후보는 궈 후보와의 친분을 과시하고 있다.
한편 중국 당국은 아이폰 제조 업체 폭스콘에 2만 위안(약 360만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당초 폭스콘에 강도 높은 조사를 실시한 이유가 궈 후보의 출마를 무산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 속에 중국이 예상보다 적은 벌금을 물린 것은 대만 유권자의 민심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서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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