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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매출' 5대 제약사, R&D도 통 큰 투자

종근당·유한양행·GC녹십자 등

3분기까지 1000억원 이상 투입

연구개발→기술이전 선순환 구축

인력 대폭 늘리고 조직개편도 단행

사진 제공=이미지투데이




국내 대형 제약사들이 파이프라인 확대를 위한 연구개발(R&D)에 올인하고 있다. 장기화된 고금리에다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있지만 다른 업종 대비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국내 제약사들은 판로 다양화도 추진하고 있다. 제네릭(복제약) 판매를 통해 국내 시장을 공략하던 기존 방식과는 달리 적극적인 해외 진출 모색으로 매출 확대에 나서겠다는 복안이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 3분기까지 유한양행(000100)은 1353억 원, GC녹십자(006280) 1150억 원, 종근당(185750) 1026억 원, 한미약품(128940) 1152억 원, 대웅제약(069620)은 1517억 원을 R&D에 투자했다. 국내 상위 제약사 모두 10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R&D에 쏟아부은 것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947억 원을 투자한 GC녹십자는 올해 투자 규모를 대폭 늘렸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매출의 12%를 R&D에 투자했으나 올해는 이 비율을 약 15%까지 늘렸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바이오 산업이 커질 수록 제약사들의 경쟁력은 신약 보유 여부로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수 있게 된 데는 코로나19 이후에도 견조하게 늘어난 매출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전통 제약사 중에 맏형인 유한양행은 올해 3분기 1조 4218억 원의 매출과 50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올 연말까지 실적을 감안할 때 2조원에 달하는 외형 성장이 유력시 된다. 종근당을 비롯해 녹십자, 대웅제약, 한미약품 등 전통 제약 강자들 모두 올해 3분기까지 1조원이 넘는 매출을 거뒀다.





대형 제약사들의 공격적인 투자는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종근당은 최근 노바티스와 신약 후보물질 ‘CKD-510’의 기술이전 계약을 1조 7000억 원 규모로 체결했다. 종근당이 이번 계약으로 확보한 선급금은 약 1061억 원으로 역대 4번째 규모다. CKD-510은 종근당이 직접 발굴한 신약 후보물질이다. 선택성이 높은 비히드록삼산(NHA) 플랫폼 기술이 적용된 HDAC6 억제제다. 전임상 연구에서 심혈관 질환 등 여러 HDAC6 관련 질환에서 약효가 확인됐다.

얀센은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와 표적 항체치료제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의 병용 요법 임상 ‘마리포사(MARIPOSA)’를 진행했다. 마리포사 임상은 1차 유효성 지표로 설정된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FPS)이 23.7개월로 타그리소 단독군 16.6개월 대비 7개월 연장하며 임상 목표 달성에 성공했다. 얀센은 올 연말까지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 요법에 대해 올 연말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품목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이들 업체들은 R&D 인력도 대폭 확충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3분기 총 345명이었던 R&D 인력을 올해 412명으로 대폭 늘렸다. 전통의 R&D 강자 한미약품은 같은 기간 584명에서 627명으로 늘리며 R&D 조직을 대폭 강화했다. 한미약품은 창립 50주년을 맞아 연구센터의 대대적인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바이오와 합성으로 이분화됐던 팀을 질환 중심으로 바꿔 전문기술 융합과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신약 개발은 의약품의 사업성을 떠나 제약기업으로서의 존재 가치를 입증하는 상징적인 의미도 있다”며 “인류의 건강과 복지 증진을 위해 의약품 개발에 정진하는 기업이라면 신약 개발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인 과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R&D 금액의 숫자만 따져보면 해외에 비해 턱 없이 작은 수준이기 때문에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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