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촬영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황의조(31·노리치시티)가 국가대표 경기에 출전한 것을 두고 비난 여론이 뜨거운 가운데 대표팀 동료인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에게도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비난의 여론이 향한 쪽은 이강인의 인스타그램이었다. 올해 마지막 A매치였던 중국전을 치른 뒤 지난 23일 인스타그램에 "팬분들의 응원 덕분에 서울에서 그리고 멀리 중국에서도 저희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는 글과 함께 사진을 게시했다.
이강인은 국가대표 경기에서 활약한 자신의 사진 여러 장과 황의조 골 세리머니 장면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황의조는 지난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싱가포르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C조 1차전에 교체 출전해 페널티킥 골을 성공시킨 바 있다.
문제는 황의조의 골 장면이 담긴 사진이었다. 네티즌들은 이강인이 여러 장면 중 황의조 골을 소환한 것을 두고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이강인 인스타그램에는 "국대의 책임감을 잘 알면서 황의조 사진을 올린 건 너무 경솔했다", "다정한 글 읽다가 불법촬영 피의자 사진 보고 놀랐다. 꼭 올려야 했나", "피의자로 전환된 이상 지인의 행동 하나하나도 피해자에게 2차 가해가 될 수 있다", "이런 것 신경 안 쓰고 올리는 것도 권력", "굳이 이 상황에 황의조 골 사진 넣는 게 맞나", "실제 피해자도 있는 사건이다. 사진 수정하라" 등 댓글이 이어졌다.
한편 황의조 사건 피해자는 황의조 측과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등에 "불법 영상은 사생활이 아닌 범죄"라며 "2차 가해에 동조하는 선택과 언동을 자제하라"고 요구했다.
황의조 측은 지난 22일 입장문을 내고 피해자의 직업과 결혼 여부를 공개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무엇인가 명확히 나오기 전까진 선수가 경기장에서 기량을 발휘하게 하고 싶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앞으로의 차출 가능성을 열어뒀다.
황의조의 영상 속에 등장하는 피해자 측 이은의 변호사는 “아침부터 밤까지 피해자가 계속 울었다”며 “클린스만 감독님 그 나라에선 이걸 문란한 사생활이라 부릅니까? 피해자 불법영상은 사생활이 아니라 범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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