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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 미룰수 없는 국민연금 개혁…'가입기간 늘리기'부터 시작해야

■불편한 연금책

김태일 지음, 한겨레출판 펴냄





2023년 오늘날을 사는 대다수의 2040 직장인들은 국민연금을 ‘손해’라고 말한다. 지금 국민연금을 내고 있는 이들은 “저출산·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만큼 우리는 분명히 낸 것에 비해 터무니 없이 적은 돈을 돌려 받을 것이며, 물가 상승분을 반영하지 못한 쓸모 없는 돈이 될 것”이라고 굳건하게 믿는다.

과연 그럴까. 저자는 2015년 공무원 연금 개혁 과정에 참여하기도 한 ‘재정 전문가’로 ‘국민 연금은 우리를 더 나은 미래로 데려갈 수 있다’고 주장하는 ‘연금 지지론자’ 중 한 명이다. 이 책은 위기에 봉착한 한국 연금 제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하나의 이정표다. 저자는 1988년 출범해 36년 째를 맞고 있는 국민연금의 개혁이 국민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본다. 그 결과에 따라 노후소득의 큰 부분이 변하고 미래 세대의 재정 부담이 달라진다는 것. 국민의 관심과 정부의 적극적인 실천이 필요한 시점에 많은 이들은 ‘국민연금을 내지 않겠다’는 말이나 하며 대책 없는 소리만 늘어놓는다. 저자가 걱정과 분노를 담아 이 책을 쓴 이유다.

그렇다면 저자는 어떤 뾰족한 수를 갖고 있는 걸까. 먼저 사람들이 국민연금에 의구심을 갖는 이유를 알아보자. 현재의 국민연금은 내는 것의 두 배를 노후에 받도록 설계돼 있다. 노령화와 저출생은 당연히 국민연금을 위기로 이끈다. 게다가 가입 기간이 짧고 사각지대가 넓어 훗날 노후 소득 보장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이렇게 문제가 많은 국민연금을 유지하고 개혁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저자는 “국가가 제대로 된 노후 소득 보장 체계를 마련하지 않으면 다수는 늙어서 빈곤할 것”이라며 국민연금 개혁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좋은 예산 센터’ 등 정부 예산을 감시하는 시민단체에서 오래도록 활동한 저자는 총체적 난국에 놓인 국민연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개혁안’을 정부에 제시한다.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보험료를 내게 해서 재정을 튼튼하게 하고, 미래 기금 등을 통해 세대 간 공정성 개선 방안을 마련하는 등의 방법이다. 특히 저자는 ‘가입 기간 늘리기'를 강조한다. 보험료를 수급 연령인 64세 직전까지 납부하도록 하고, 군 복무 기간이나 출산 양육 기간에도 보험료를 내게 한다. 18세가 되면 자동으로 보험에 가입시켜 총납부기간을 늘리는 것도 방법이다. 연금에 대한 저항이 강한 젊은 세대를 위해 펀드를 조성하자는 제안도 눈여겨볼 만하다.

저자는 “국민연금 가입자, 젊은 세대의 국민 연금에 대한 불신과 불만은 상당부분 국민연금에 관한 정보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탓”이라며 “노후 보장 체계의 현황과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고 활발한 소통 속에 함께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2만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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