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생명보험협회장 후보로 김철주(사진) 금융채권자조정위원장이 단독 추천됐다. 생명보험협회는 다음 달 5일 임시총회를 열어 선임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김 후보자가 고위 관료 출신인 만큼 녹록지 않은 생명보험산업의 현안 해결에 큰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생명보험협회는 24일 회장추천위원회를 열고 김 위원장을 36대 생명보험협회장 단독 후보로 총회에 추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협회는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신한라이프·NH농협생명 등 5개사 대표와 성주호 보험학회장, 이항석 한국리스크관리학회장으로 회추위를 구성했다. 위원장은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가 맡았다. 애초 성대규 신한라이프 이사회 의장이 차기 협회장에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성 이사장은 후보군에 드는 것도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1963년생으로 대구 청구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5년 행정고시(29회)에 합격한 뒤 재정경제원과 재정경제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2014년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장을 거쳐 2016년 2월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실 경제금융비서관으로 일한 뒤 2017년 아시아개발은행연구소(ADBI) 부소장을 거쳐 2021년 5월부터 금융채권조정위원장을 지냈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과는 행시 동기이며 지난해에는 수출입은행장 후보로도 거론된 바 있다.
업계는 김 후보자가 생명보험산업 활성화를 비롯해 산적한 현안 해결에 힘써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 생명보험산업은 고금리·고물가·저출산 시대를 맞아 해가 갈수록 시장이 쪼그라들고 있어 새로운 성장 동력 마련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를 위해 요양 등 시니어케어 사업과 공공의료 데이터 활용 관련 규제 완화를 정부에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지만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올해 정기국회에서 통과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와 관련해서도 정보 중계기관 선정도 의료 업계의 반대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고 보험사기방지특별법, 단순 보험 민원 협회 이관 등 제도 개선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생보 업계의 현안으로 꼽힌다. 보험 업계의 한 관계자는 “보험 업계에 현안이 산적한 만큼 차기 협회장은 ‘힘 있는 관료’에 대한 선호가 높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부 고위 관료 출신이 차기 협회장 후보가 된 만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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