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한국인의 ‘아이스 음료 사랑’은 여전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26일 카페 브랜드 스타벅스코리아는 국내에서 아이스 음료 판매 비중이 꾸준히 늘어 전체 넉 잔 중에서 석 잔 이상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스타벅스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이달 23일까지 국내 스타벅스 매장에서 아이스 음료 판매 비중은 전체의 77%에 이른다.
이 같은 아이스 음료 선호 경향은 한겨울에도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겨울인 1월에도 아이스 음료 비중은 57%로 절반을 넘었으며 2월엔 이보다 높은 64%였다. 여름인 6∼8월에는 아이스 음료 판매 비중이 87∼89%로, 10잔 중 9잔 가까이에 달했다.
10년 전만 해도 한해 전체로 놓고 봐도 스타벅스에서 아이스 음료의 비중은 절반을 밑돌았다. 그러다 2015년 차가운 음료와 뜨거운 음료의 비중이 51%와 49%로 역전됐다.
이 같은 ‘아이스 음료 선호’ 경향은 젊은 층일수록 더 강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는 “20대 고객들은 확실히 아이스 음료를 많이 주문하고 50∼60대 이상은 뜨거운 음료를 주문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아이스 음료의 수요가 높아지자 지난달부터 887㎖ 초대용량의 '트렌타'(trenta) 사이즈 음료를 북미 이외 지역에서 최초로 상시 판매하기 시작했다. '트렌타' 음료는 콜드브루를 포함한 차가운 음료 3종만 있다. 스타벅스는 겨울철 아이스 음료 매출 비중이 계속 높아지는 가운데 아이스 음료로 구성된 트렌타가 겨울에도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한다.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는 "많은 고객이 아이스 음료를 마시는 것이 이제 습관처럼 된 것 같다"면서 "겨울에도 아이스 음료를 즐기는 트렌드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에 약 140개 매장이 있는 폴바셋에서도 차가운 음료는 뜨거운 음료보다 훨씬 잘 팔린다.
폴바셋에서도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3개월간 전체 음료에서 아이스 음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62%에 이르렀다.
폴바셋 관계자는 "아이스 음료는 출근길에 빠르게 마실 수 있고 청량감과 상쾌함을 바로 느낄 수 있다며 "취향에 따라 맛을 즐길 수 있는 범위도 아이스 음료가 더 다양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커피 프랜차이즈인 할리스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나타났다. 지난 1월 할리스에서는 아이스아메리카노 판매 비중이 55%로 오히려 따뜻한 아메리카노보다 10%포인트 높았다. 연령대별로 보면 할리스 고객 중 가장 많은 30대뿐 아니라 20대에서도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선호도 1위를 차지했다. 반면 40대와 50대에서는 모두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지난 8월 미국 CNN은 미국 스타벅스의 직전 분기 매출 가운데 차가운 음료가 75%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5년 전 차가운 음료 매출의 비중이 절반이 채 되지 않았던 것과 비교하면 급격한 성장세다. 특히 아이스아메리카노 등 에스프레소 계열의 차가운 음료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올랐다.
미국의 차가운 음료 열풍은 비단 스타벅스만의 일은 아니다. 차가운 음료의 인기에 힘입어 다른 커피 기업들도 아이스 음료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커피추출기 제조사 큐리그는 올 초 아이스커피 제조를 위해 고안된 'K-iced' 제품군을 선보였다. 맥스웰하우스도 지난달 거품이 있는 인스턴트 아이스 라떼를 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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