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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앤에프, 대구에 2.6조 투자…中과 장기전서 우위 점하기 위해 업황 악화 불구 대규모 투자

엘앤에프, 테슬라에 양극재 공급

미쓰비시와 손잡고 음극재 진출

에코프로비엠도 대규모 증설 속도

업황 악화에도 中 견제에 잇단 투자





엘앤에프(066970)가 총 2조 5500억 원을 투자해 대구에 음극재와 양극재 신공장을 세운다. 기존에 생산하던 제품인 양극재에 이어 음극재를 새로 생산해 2차전지 종합 소재 회사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중국과의 중장기 경쟁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엘앤에프는 27일 대구 구지3공장에서 최수안 대표와 홍준표 대구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대구국가산업단지 내 약 56만 ㎡(17만 평) 토지에 대한 신규 투자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총 2조 5500억 원 규모의 초대형 투자다. 단일 규모로는 대구 지역 내 최대 금액으로 3000명 이상의 신규 고용 창출이 예상된다.

신규 부지에는 주력 제품인 하이니켈 양극재뿐 아니라 차세대 음극재, 중저가 배터리용 LFP(리튬·인산·철) 양극재 생산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엘앤에프는 이곳에 하이니켈 양극재 공장 2개 동(총 13만 톤), 차세대 음극재 공장 1개 동(2만 2000톤), LFP 양극재 공장 2개 동(총 16만 톤) 등 31만 톤 규모의 연간 생산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연간 약 9조 5000억 원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엘앤에프는 앞서 구지공장에 양극재 라인을 구축하기 위해 이미 1조 1000억 원을 투자한 바 있다.

홍준표(왼쪽) 대구시장과 최수안 엘앤에프 대표가 27일 대구 구지3공장에서 총 2조 5500억 원 규모의 2차전지 소재 공장 투자협약(MOU)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대구시




특히 이번 투자를 통해 기존에 생산하지 않았던 차세대 음극재와 중저가 배터리용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생산에 도전한다. 엘앤에프는 일본 미쓰비시케미컬그룹과의 협력을 통해 차세대 음극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미쓰비시케미컬이 독자 개발한 새로운 음극재 기술은 배터리의 수명에 영향을 주는 팽창을 억제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음극재는 양극재와 함께 가장 중요한 2차전지 소재로 국산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을 통해 중국산 배터리 소재를 배제하는 행보를 보이는 만큼 북미 시장에 음극재를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엘앤에프가 대규모 신규 투자를 하기로 결정한 것은 글로벌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미국의 IRA 시행을 계기로 중국산 배터리 소재가 글로벌 시장에서 견제받는 반면 한국산 소재는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국가에서 잇따라 공급 요청을 받고 있다. 최근 전기차 수요 둔화로 실적이 악화되고 있지만, 중국 기업들과의 중장기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대규모 투자가 꼭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엘앤에프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14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0%나 급감했다.

미 IRA 세부지침에 따르면 2025년부터 해외우려집단(FEOC)에서 생산된 광물 사용이 전면 금지된다. 아직 세부 가이드라인이 나오지 않았지만 중국을 공급망에서 배제하는 것이 IRA의 목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 기업이 FEOC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유럽연합(EU)은 이달 13일(현지 시간) 니켈·흑연 등 배터리 핵심 소재에 대한 대중(對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내놓은 ‘핵심원자재법(CRMA)’ 최종안에 합의했다.

엘앤에프는 2000년 설립돼 2007년 니켈코발트망간(NCM) 양극재 양산을 시작한 데 이어 2019년 세계 최초로 니켈 비중 90%인 하이니켈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NCMA) 양극재 개발에 성공했다. 현재 세계 최대 전기차 기업인 미국 테슬라에 양극재를 공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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