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3조 5000억 원에 육박하는 위탁생산(CMO) 수주를 달성했다. 지난해 1조 7835억 원 대비 2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매출 3조 6000억 원, 영업이익 1조라는 목표에 한 발 더 다가서게 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9년 계약을 체결한 아시아 소재 제약사와 1건의 신규, 4건의 증액 CMO 계약을 체결했다고 28일 공시했다. 이번 5건의 계약으로 늘어난 수주 금액은 7608억 원이다. 올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연간 누적 수주 금액은 3조 4867억 원을 기록했다. 회사명은 비밀 유지 조항에 따라 공개하지 않았다.
글로벌 상위 20개 빅 파마 고객사 확보라는 목표도 눈 앞이다. 2018년만 해도 이 가운데 단 3곳만 고객사였지만 올해 들어 빅 파마 두 곳을 새로운 파트너로 맞으면서 GSK·얀센·머크·아스트라제네카·일라이릴리·화이자·로슈·노바티스 등 14곳을 고객사로 확보한 상태다.
빅파마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의 계약 제품을 확대하거나 기존 계약된 물량의 생산 규모를 확대하는 등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CMO 계약은 최소구매물량보전(MTOP) 방식으로 진행돼 계약 이후 고객사의 요구에 따라 계약 금액과 물량이 확대되는 사례가 많다. 2022년 공시된 계약 11건 중 증액 계약은 총 7건으로 8805억 원 규모에 달한다. 올해도 11월 현재까지 계약된 18건 중 12건(1조 1581억 원)이 증액 계약이다.
바이오 의약품 생산에 필수적인 기술이전 기간을 업계 평균의 절반 수준인 3개월로 단축하고 촉박한 일정으로 긴급 물량 요청이 있을 경우에도 유연하고 신속한 대응으로 생산 일정을 맞춘 것이 증액 계약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세계 최대 생산능력, 초스피드 생산 속도, 안정적이면서도 높은 품질을 바탕으로 고객사의 신뢰를 쌓아 장기 파트너십을 이어가고 있다” 면서 “존림 사장의 고객 만족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영방식도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빅파마로부터 대규모 수주에 힘입어 4공장 가동률은 빠르게 오르고 있다. 6월 가동을 시작한 4공장은 생산 능력이 24만 리터에 달하는 글로벌 최대 규모의 시설이지만 내년이면 풀가동될 것으로 관련 업계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증가하고 있는 고객사 CMO 요청을 감안해 지난 4월 18만 리터 규모의 5공장 증설에 착수했으며 완공 시기도 2025년 9월에서 4월로 앞당겼다. 5공장이 완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전체 생산능력은 78만 4000리터로 전 세계에서 압도적인 생산 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5공장이 들어서는 제2 바이오 캠퍼스에는 같은 형태·규모의 공장 3곳을 추가 건설해 2032년까지 총 132만 4000리터의 생산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매출 가이던스(전망치)를 계속해서 상향하고 있다. 1월에는 매출 가이던스를 전년 대비 10~15% 성장을 제시한 데 이어 4월에는 15~20%로 재차 올렸고 지난달에는 다시 20%까지 끌어올렸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2023년 매출액 전망치는 3조 5265억 원에서 3조 6016억 원으로 751억 원이 늘어났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3분기까지 누적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보면 각각 2조 6211억 원, 7637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29%, 14% 늘었다. 올해도 연말까지 전망치를 무난하게 달성하거나 초과해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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