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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200만 '서울의 봄'…역사의 풍랑 겪은 실제 인물들, 어떤 삶 살았을까

영화 '서울의 봄'에서 이태신(정우성) 수도경비사령관(왼쪽)과 공수혁(정만식) 특전사령관의 비서실장 오진호(정해인) 소령.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영화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이 개봉 6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빠른 흥행 속도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영화 속 등장인물들의 생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배우 정우성이 연기한 이태신 수도경비사령관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장태완 수도경비사령관과 배우 정해인이 연기한 오진호 소령의 실제 인물 김오랑 소령에 대한 관심은 어떤 인물보다 크다.

이태신은 ‘흔들림 없고, 지조 있는 선비’…장태완은 ‘호랑이처럼 불 같은 성격’


영화 ‘서울의 봄’은 1979년 12·12 군사반란의 과정을 시간 단위로 그린 작품이다. 신군부 전두광(전두환) 보안사령관 세력에 맞서 고군분투하는 이태신(장태완) 수도경비사령관의 긴박한 9시간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졸이게 한다.

시사저널이 2006년 공개한 장 사령관의 ‘육필 수기’에 따르면 그는 군사반란 당일 자신을 회유하려던 유학성 군수차관보와의 통화에서 “여럿이 모여서 뭐하고 있는 것이냐”며 “야! 이 더럽고 추잡스런 놈아! 너는 끝까지 그따위 처신으로 군인 생활을 마칠 것인가?”라고 한참 동안 욕설을 퍼부었다. “내 전차를 몰고 가 네놈의 대가리부터 깔아뭉갤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을 정도로 강인한 군인의 모습을 보여줬다.

김성수 감독은 장 사령관에 대해 “이태신은 극중에선 ‘흔들림 없고, 지조 있는 선비’처럼 묘사되지만 실제 장태완 사령관은 ‘불같은 성격’이었다”고 설명했다.

12.12 군사반란 당시 수도경비사령관으로서 신군부측에 맞섰던 장태완 전 국회의원. 연합뉴스


그렇다면 12·12 군사반란 이후 장 사령관의 삶은 어땠을까. 장 사령관은 서빙고분실에서 45일간 고초를 겪고, 강제 예편됐다. 풀려난 후에도 6개월간 가택 연금 생활을 했다. 아버지는 이런 사실을 비관해 곡기를 끊고 술만 마시다 1980년 세상을 떠났다. 가택 연금 생활 중에도 공부를 열심히 해 서울대에 합격했던 장 사령관의 아들은 1982년 학교에 다녀오겠다며 집을 나선 후 할아버지 산소 옆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

당시 장 사령관은 아들의 묘지에서 “우리 내외의 인생은 사랑하는 성호(아들)가 이 세상을 떠났던 1982년 1월 9일로 끝난 것이다. 이제 남은 인생은 더부살이로서 우리 일가 3대를 망친 12·12사건을 저주하면서 불쌍한 외동딸 현리 하나를 위해서 모든 것을 참고 살아가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이었을까. 그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공기업이었던 한국증권전산 사장에 장 사령관을 임명했을 때 이를 수락했다. 하지만 이 수락은 용서가 아니었다.



그는 문민정부가 들어선 직후 1993년 7월 19일 전두환·노태우 등 34명을 반란 및 내란죄 혐의로 대검에 고소했고 1996년 법정에서 두 사람을 향해 “한때는 함께 국방에 열심을 다하던 입장이었는데 어쩌다 그리 되었는지 모르겠소”라는 말을 남겼다.

국민의정부 시절인 2000년엔 새천년민주당 16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돼 정치인으로 제2의 인생을 이어갔다.

하지만 영웅의 비극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장 사령관이 2010년 7월 26일 79살의 나이로 별세한 2년 뒤 그의 아내 이모씨는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 경찰은 이씨가 평소 우울증을 앓아왔다고 밝혔다.

생전 김오랑 소령과 닮은 배우 얼굴에 눈시울 붉어져


영화 속에서 배우 정만식이 연기한 공수혁 특전사령관을 끝까지 지키며 관객들의 눈시울을 붉힌 오진호 소령에 대해서도 대중의 관심이 뜨겁다. 오진호 소령은 실제 특전사령관 비서였던 김오랑 소령에서 모티브를 얻어 배우 정해인이 연기했다. 김 소령은 반란군의 공격으로 전세가 기울었지만 끝까지 공수혁 특전사령관의 실제 모델인 정병주 사령관을 지키겠다며 그의 곁을 지켰다. 그리고 그는 권총 한 자루만으로 저항하다 결국 총기 난사를 당해 전사한다.

지난 2013년 7월 11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참군인 김오랑 추모제' 모습. 연합뉴스


영화 속에서도 등장한 박수종 중령은 실제 김 소령과 절친했던 박종규 중령을 모티브로 삼았다. 박 중령은 임종 직전 “오랑이한테 가서 잘못했다고 사과하겠다”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김 소령의 조카 김영진씨는 JTBC와의 인터뷰에서 “얼굴 자체가 삼촌 젊었을 때하고 얼굴이 좀 많이 닮은 형태라, 베레모 쓰고 해놓으니까 생각이 많이 나더라”며 “우리나라 국민이라고 하면 다 아는 그런 계기가 됐으니까 이 영화 만든 사람한테 고맙다고 이야기나 한번 해달라”라며 삼촌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보였다.

김 소령은 사망한 특전사령부 인근 뒷산에 암매장 됐다가, 동료들의 항의로 1980년 서울현충원으로 이장됐다. 1990년 중령으로 추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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