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내년 코스피지수가 반도체 업황 회복에 힘입어 올해보다 다소 높은 2700~2830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30일 국제금융센터(KCIF)에 따르면 HSBC·골드만삭스·씨티·모건스탠리·UBS 등 주요 글로벌 IB는 내년 말 코스피 목표 주가를 2700~2830 선으로 제시했다. 올해 코스피 최고치가 8월 1일 2667.07포인트였음을 감안하면 이보다 더 높은 수준을 예상한 셈이다. 2500대에 머물고 있는 현 주가 수준보다도 10% 안팎 높은 수치다. 회사별로는 HSBC가 2830으로 가장 높은 목표 주가를 내놓았다. 이어 골드만삭스와 씨티가 2800, 모건스탠리와 UBS가 2700의 목표치를 설정했다. 투자 의견은 HSBC와 씨티·모건스탠리가 ‘중립’을, 골드만삭스와 UBS가 ‘비중 확대’를 각각 제시했다.
글로벌 IB들이 내년 코스피 반등을 예상한 것은 올 4분기 들어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는 점을 감안한 결과로 해석된다. KCIF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내년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한 해 동안 이어지면서 2025년 상반기에 정점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은재 KCIF 부전문위원은 보고서에서 “올해 메모리반도체 시장은 지난해보다 35% 이상 줄었으나 내년에는 43% 이상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KCIF는 반도체를 필두로 한국 산업계가 이익을 회복할 경우 내년 한국 증시의 연간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은 신흥국 가운데 가장 많은 61%에 달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올해 EPS는 33%가량 줄어든 상황이다. 다만 HSBC의 경우 “내년 EPS가 지난해와 비교하면 2% 개선되는 데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부전문위원은 “한국 증시 내 특정 업종 쏠림은 이익 변동성이 앞으로도 높을 것임을 의미한다”며 “주주 환원 확대 등 투자 매력도 제고를 위한 구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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