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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K농업, 이제 전 세계에 심는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우리는 한국 같은 친구를 찾고 있었습니다.” 올 10월 줄리우스 비오 시에라리온 대통령의 한마디에서 진심이 전해졌다. 내전의 상처로 얼룩진 국가를 재건하면서 식량안보를 국가의 핵심 과제로 내세운 비오 대통령은 머나먼 한국을 기꺼이 협력 파트너로 선택하고 ‘K라이스벨트’에 참여해 한국의 쌀 증산 경험을 배우고 싶다고 했다.

한국의 농업 국제 개발 협력이 전례 없는 주목을 받고 있다. 다른 국가들에 비해 원조 규모가 커서가 아니라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브랜드 때문이다. 지금 여러 아프리카 국가가 겪고 있는 극심한 식량 부족은 불과 한두 세대 전에 우리도 고스란히 겪었던 문제였다. 하지만 우리는 녹색혁명을 통해 이를 극복하고 오늘날 선진국 반열에 오를 수 있는 발전의 토대를 마련했다. 한국을 주목하는 국가들은 단순히 원조 자금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한국의 고난 극복과 발전 경험을 ‘롤모델’로 삼아 더 나은 미래를 만들려는 것이다.



쌀 부족 국가이던 한국이 ‘통일벼’를 개발해 쌀 자급을 달성한 경험은 K라이스벨트를 통해 아프리카에 희망의 씨앗이 되고 있다. 선진국으로부터 지원받은 젖소를 가지고 세계 최고 수준의 낙농 기술을 발전시킨 우리의 노하우는 지난해 12월 101마리의 젖소와 함께 비행기를 타고 네팔로 넘어가 그곳의 낙농가에 뿌리내리고 있다. 우리는 짧은 시간에 급속한 발전을 이뤘기에 낮은 단계에서 높은 수준까지 다양한 기술과 정책적 경험을 전파할 수 있다. 이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만이 가진 ‘소프트파워’이고 여러 국가가 한국과의 농업 협력을 원하는 이유이다.

지난주 2023년 개발 협력 주간을 맞아 정부는 K라이스벨트 참여국인 아프리카 가나에서 여러 수원국 관계자 및 국제기구 전문가들과 함께 한국의 농업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성과와 계획을 논의하는 ‘2023 국제 농업 공적개발원조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관계자는 한국의 농업 발전 경험과 비결을 아낌없이 공유하는 K라이스벨트의 의미를 강조하면서 기후변화와 전쟁으로 위기에 봉착한 작금의 세계에 필요한 것은 바로 이러한 리더십이라고 평가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등은 올 7월 ‘세계 식량안보와 영양실태(SOFI)’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 기아 인구의 증가를 경고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9월 유엔총회에서 “역량을 가진 국가들이 책임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내년도 ODA 예산을 65% 확대 편성했으며 앞으로도 한국 농업이 보유한 경험을 적극적으로 공유해 전 세계에 희망의 씨앗을 심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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