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양궁협회는 공정성과 투명성을 바탕으로 혁신에 앞장서는 단체로 국민들의 신뢰와 사랑을 받고 그에 걸맞은 사회적 역할도 수행해야 될 것입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대한양궁협회장)이 1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서울호텔에서 열린 ‘한국 양궁 60주년 기념행사’에서 한국 양궁의 미래 청사진을 공유하며 이같이 밝혔다. 글로벌 인재 육성과 신기술 도입, 양궁의 대중화로 한국 양궁의 국제 위상을 높이는 동시에 경기력 향상을 끌어내겠다는 구상이다.
정 회장은 한국 양궁의 중장기적 발전 방향에 대해 “선수 육성 외에도 우리 양궁이 대중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가는 노력도 계속 해나가야 할 것”이라며 “양궁이 우리 사회에 어떻게 기여할지도 함께 고민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양궁의 역사는 60년 전인 1963년 국제양궁연맹 가입을 기점으로 한다. 1983년 대한양궁협회 설립 이후에는 각종 국제 무대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등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왔다. 현대차그룹과 한국 양궁의 인연은 1985년 정몽구 명예회장의 협회장 취임부터 본격화됐다. 현대차그룹은 현재까지 약 39년간 협회를 후원하며 국내 단일 종목 스포츠협회 후원 중 최장 기록을 세웠다.
정 회장의 ‘양궁 사랑’도 남다르다. 그는 2005년 협회장에 취임한 뒤 5회 연속 연임하며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협회장으로서 양궁의 선수 육성 시스템 체계화에 앞장서며 한국 양궁을 세계 최정상에 올리는 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실제로 유소년대표(초등학교)부터 청소년대표(U16), 후보선수(U19), 대표상비군(U21), 국가대표로 이어지는 육성 시스템을 구축해 우수 선수뿐 아니라 국제 양궁 단체의 임원을 다수 배출했다.
정 회장은 한국 양궁의 신기술 도입에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 그는 “인공지능(AI)과 비전인식, 3D 프린팅 등 최첨단 기술을 활용한 훈련 장비와 기법으로 경기력을 더 끌어올리고 대중들에게 다가가서 저변을 확대하는 데도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협회는 정 회장의 제안으로 2016년 리우올림픽 대회 준비부터 현대차그룹의 신기술을 적용해왔다. 점수를 자동으로 판독하고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점수 자동기록 장치’, 비접촉 방식으로 선수의 긴장도를 측정하는 ‘비전 기반 심박수 측정 장비’ 등이 대표적이다. 앞으로 더 고도화된 신기술을 적용해 선수들의 경기력을 한층 더 향상한다는 복안이다.
정 회장은 한국 양궁을 대중 스포츠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학교 체육 수업에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 일부 지역 중학교에서 양궁 수업을 시행하는 성과를 거뒀다. 내년부터는 초등학교에서도 방과후 수업이나 체육 수업에 양궁을 포함시키는 등 전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협회는 또 생활체육대회 활성화 차원에서 현재 매년 두 차례 일반인 양궁 대회를 시행하고 있다.
정 회장은 “제가 양궁협회장으로서 무한한 보람을 느끼는 이유는 우리 모두가 하나가 돼 양궁을 통해 국가와 민족을 위해 봉사할 수 있다는 자부심”이라며 “우리 양궁인이 더 큰 포부와 꿈을 안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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