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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ILRS





최근 러시아 의회가 지난해 중국과 체결한 ‘국제 달 연구 기지(ILRS)’ 공동 건설 프로젝트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공식 승인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고급 인력과 자본, 구소련 시절 축적한 러시아의 우주기술이 결합할 경우 양국의 우주 탐사 능력이 대폭 향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양국은 2035년까지 달 기지 건설을 위해 3D프린팅 기술과 로봇을 활용하거나 달 토양을 콘크리트와 같은 물질로 가공하는 등의 다양한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ILRS는 미국의 유인 달 탐사 계획인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대한 정면 도전의 성격이 짙다. 아르테미스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이 1972년 아폴로 17호 임무 이후 50여 년 만에 다시 인류를 달에 보내 우주기지를 세우려는 프로젝트다. 미국이 국제 협력, 민간 참여 등을 통해 문호를 넓히자 한국 등 32개국이 관련 협정에 가입했다. 중국 역시 2019년 달 뒷면 무인 착륙, 지난해 독자적인 우주정거장 건설 등을 통해 ‘우주 굴기’를 향한 야심을 노골화하고 있다. 내년에 달 남극을 탐사하고 2031년에는 미국보다 2년 앞서 화성의 표본을 채취해 지구로 가져올 계획이다. 미국에 대항할 신(新)우주 동맹 결성 작업도 속도를 내면서 ILRS 참여국은 남아공·벨라루스·파키스탄·베네수엘라·아제르바이잔 등 7개국으로 늘어났다.



냉전 시대에는 미국과 소련이 체제 우월성을 과시하기 위해 우주경쟁을 벌였다. 지금 우주경쟁의 목적은 미래산업 발굴과 우주 영토 확보라는 측면이 더 크다. 우주산업은 자원 발굴, 의료, 농업, 관광, 군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 가능하다. 또 앞으로 중국은 달 표면에 우주기지를 세운 뒤 배타적인 영토권을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 전통적인 우주 강국은 물론 일본·인도 등 아시아 국가들이 우주기술 개발과 산업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다. 우리나라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세계 일곱 번째 자체 위성 발사 국가가 됐지만 다른 우주 강국들에 비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국회 파행으로 우주항공청 특별법이 통과되지 못하고 계속 표류하고 있는 게 한국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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