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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비싸" 보험사들 여전히 카드 외면

2%대 수수료율 부담에 현금 선호

3분기 카드납 비율 고작 19.7%

당국 권고에도 수년째 10%대

"상생금융 차원 업계가 양보해야"





보험사들이 수수료 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보험료 카드 납부를 꺼리고 있다. 특히 손해보험사들보다는 생명보험사들의 보험료 카드 납부 비율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편익을 높이는 ‘상생 금융’ 차원에서라도 보험료 카드 납부가 활성화되도록 보험 및 카드 업계의 양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보험 업계에 따르면 3분기 국내 보험사(생보 14개·손보 16개)의 전체 수입보험료에서 카드 납부 금액이 차지하는 카드 납부 비율은 19.7%에 불과했다. 3분기 보험사들의 수입보험료 37조 6300억 원 가운데 카드 납부액은 7조 4289억 원이었다. 보험료 카드 납부 비율은 2021년 1분기 17.2%에서 2022년 1분기 19.4%, 2023년 2분기 20.5%를 기록한 후 올해 3분기 19.7%로 소폭 하락했다. 예전보다는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기는 하지만 수년째 19~20%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업권별로 보면 손보 업계가 생보 업계보다 카드 납부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생보사 14곳의 평균 카드 납부 비율은 5.5%였지만 손보사 16곳은 30.2%였다. 다만 손보사들의 경우 자동차보험 카드 납부 비율이 80% 정도로 높아 전체 평균을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보험을 제외할 경우 손보사들의 카드 납부 비율도 14.8%로 낮아졌다.



생보사와 손보사가 함께 판매하는 보장성 보험만 따로 떼어놓고 보면 생보사 보장성 보험의 카드 납부 비율은 9.1%, 손보사 보장성 보험의 카드 납부 비율은 15.2%로 격차가 줄어든다. 결국 생보사가 손보사보다 전반적으로 보험료 카드 납부에 더 인색하지만 손보사 역시 자동차보험 이외의 상품에 대해서는 카드 납부를 꺼리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카드 납부가 가능한 보험 상품이 적지 않음에도 카드 납부 비율이 10%대에 머무는 것은 보험사들이 의도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카드 납부 대신 현금 납부를 유도하고 있는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3분기 기준 생보사의 경우 판매 중인 보험 상품의 58%가 카드 결제가 가능하고 손보사의 경우 자동차보험이 주력인 만큼 85.1%가 카드 결제가 가능하다. 카드 결제 가능 상품 수에 비해 카드 결제 비율이 크게 떨어지는 셈이다.

보험료의 카드 납부는 금융 당국에서도 꾸준히 권고하고 있으며 국회에서도 여러 차례 관련 법이 발의됐다. 하지만 눈에 띄게 개선되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 보험 업계는 카드 납부 비율이 저조한 것을 높은 카드 수수료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카드사가 보험사에 적용하는 수수료율은 2% 초반대로 월 보험료가 10만 원일 때 2000원가량을 카드사에서 수수료로 떼어간다는 의미다. 가뜩이나 운용 수익률이 떨어지는 등 수익성이 악화되는 보험사 입장에서는 2%의 수수료율이 큰 부담이라는 지적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사의 운용 자산 수익률이 3~4%대에 불과하다”며 “이익의 2%도 부담인데 매출이나 다름없는 보험료에서 2%를 원천징수하게 되면 보험사 입장에서는 적자가 불가피하며 결국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상생 금융 차원에서라도 카드사와 보험사가 일부 양보를 통해 카드 납부 활성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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