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양국 중앙은행 수장이 서로가 주요 무역 상대국인 만큼 더욱 긴밀한 협력을 이어가자고 다짐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7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베이징사무소 개소 20주년 기념식에서 “중국 인민은행과 한국은행 간의 협력은 쌍방의 양호한 상호 신뢰에 기초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한국은행 베이징 사무소를 설립한 지 20년 만에 우리는 중한 경제 관계의 현저한 발전을 목격했다”며 “양국 간의 교역액은 2003년 600억달러에서 작년에는 3600억달러로 증가하며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그는 “주목할 만한 것은 무역 구조에도 중대한 변화가 발생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간단한 중간 상품 무역 위주에서 첨단 기술 상품 위주, 금융 연계로 발전했다”며 “외국인 직접투자, 관광, 비즈니스 여행의 수가 비약적으로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인민은행과 한국은행이 2009년 이래 줄곧 통화스와프 협정을 유지하며 공동으로 위기에 대처하는 능력을 향상시켰다고 평가했다. 지역 금융 안정 네트워크인 ‘치앙마이 이니셔티브'에 함께 참여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양국 관계가 다소 냉각됐다는 점을 인식하면서도 계속해서 협력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이 총재는 “불행하게도 최근 몇 년간 코로나19가 가져온 전대미문의 도전, 지정학적 긴장은 우리의 경제·사회 관계를 어느 정도 약화시켰다”면서도 “그러나 나는 굳건한 경제 파트너이자 가까운 이웃으로 조금도 의심하지 않고, 한국과 중국은 어깨를 나란히 해 이러한 도전을 극복하고 더욱 발전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이러한 공동의 도전이 우리가 더욱 협력을 강화하도록 촉진하기를 바란다”고 말을 이었다.
판궁성 중국 인민은행 총재는 축사에서 “중국 인민은행을 대표하여 한국은행 북경 사무소 설립 20주년을 열렬히 축하한다”며 “중한은 관계가 긴밀하고 우호적인 가까운 이웃이며, 또한 분리하기 어려운 협력 파트너이다”라고 밝혔다.
판 총재는 “수교 30여년 동안 중한 경제 무역 협력은 안정적이고 건전하게 발전해 상호 이익과 상생을 실현했다”며 “중국은 오랫동안 한국의 최대 교역국, 최대 수출처, 최대 수입원 국가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에게 한국은 제3대 교역 상대국이라는 점도 주지시켰다.
양국의 협력이 중요하고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적극적인 투자도 당부했다. 판 총재는 “우리는 한국 금융 기관이 중국에 더 나아가 경영에 투자해 양국의 경제·무역 왕래에 더 잘 봉사하는 것을 환영한다”며 “이 배경에서 한은 베이징 사무소가 양국 금융협력 추진에 더 기여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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