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고물가로 인한 금융 시장 위축이 심해진 가운데서도 현대캐피탈이 우수한 자금 조달 경쟁력을 앞세워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8일 현대캐피탈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현대캐피탈의 글로벌 자산 총액은 138조원을 넘어섰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 이상 증가했고, 2010년(28조원)과 비교하면 무려 5배 가까이 늘어났다. 고금리·고물가로 인해 여신전문업체들의 조달 환경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자금조달 경쟁력을 선보이고 있는 셈이다.
현대캐피탈은 우선 해외 시장에서의 자금조달원을 확대하면서 위기를 극복했다는 평가다. 해외 채권시장에서의 발행비중을 17% 수준으로 유지하며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1조 2226억 원의 발행액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 여전사 중 가장 많은 해외 채권 발행 규모다.
자금조달 포트폴리오도 다변화하고 있다. 채권과 함께 자사유동화증권(ABS) 발행 비중을 높여가면서 위험을 분산시켰다. 현대캐피탈은 올해 6월 6억 달러(약 7947억 원) 규모의 외화 ABS를 성공적으로 발행했다. 또 올해 10월에는 국내 ABS 공모시장에 3년 만에 복귀해 무려 1조 원 규모의 신차 할부채권 기반 ABS 발행에 성공하기도 했다.
글로벌 금융회사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 발행에 힘쓴 것도 조달 경쟁력 확보에 한 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현대캐피탈은 2016년 전 세계 자동사금융사 최초로 녹색채권을 발행한 이후, 현재까지 6조 1000억 원 규모의 발행액을 기록했다. 현대캐피탈이 ESG 채권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현대자동차그룹의 친환경차 보급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금융권 최초로 정부의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인 'K-택소노미' 가이드에 따라 총 6000억 원 규모의 녹색채권 발행에 성공했고 7월에는 국내 최초로 2200억 원 규모의 지속가능연계채권(Sustainability-Linked Bond·SLB) 공모 발행에 성공하기도 했다.
꾸준한 신용등급 상승도 현대캐피탈이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한 원동력이었다. 국내 주요 신용평가사들이 올해 다수 캐피탈사의 신용등급 전망과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는 가운데서도 현대캐피탈은 업계에서 유일하게 신용등급이 상승했다. 올해 1월 NICE신용평가에서 현대캐피탈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AA(안정적)’에서 ‘AA(긍정적)’으로 상향했으며 이어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도 현대캐피탈의 신용등급 전망을 한 단계씩 상향했다. 이어 3월과 4월에도 국내 3대 신용평가사들은 현대캐피탈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AA(긍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올리기도 했다.
글로벌 평가사도 마찬가지였다. 올해 2월에는 무디스, 4월에는 피치(Fitch)가 현대캐피탈의 신용등급 전망을 한 단계씩 높였고 지난달에는 일본의 대표 신용평가사인 JCR도 현대캐피탈의 신용등급 전망을 한 단계 상향 조정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조달 시장의 트렌드를 끊임 없이 파악하고 투자자들을 만난 성과"라고 자평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