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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블록버스터 신약 '케이캡' 판권, 보령이 유력

종근당에 케이캡 판권 계약해지 통보

국내 전통제약사 보령과 막바지 협상

이르면 이번주 중 최종계약 확정될듯

케이캡, 올해 1500억 처방 실적 예상

HK이노엔의 케이캡. 사진 제공=HK이노엔




HK이노엔(195940)이 국산 30호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의 판권을 두고 보령(003850)과 막바지 협상에 들어갔다. 기존에는 종근당(185750)이 케이캡의 유통을 담당했으나 지난주 종근당에 계약 해지 통보를 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케이캡은 올해 약 1500억 원의 처방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블록버스터 제품이다. 보령은 영업력에 강점이 있는 만큼 수익성 강화에 나선 HK이노엔이 보령을 파트너사로 낙점해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11일 서울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HK이노엔은 지난주 종근당에 케이캡 판권 계약 해지 통보를 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HK이노엔은 보령과 협업하거나 자체적으로 유통하는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다. 현재로선 케이캡의 유통을 보령이 담당하고 구강붕해정의 판매는 HK이노엔이 맡는 안이 유력하다.

당초 종근당이 케이캡 판권을 재차 가져올 수 있을 거란 관측도 제기됐지만 종근당과는 재계약 의사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케이캡 판권 계약은 이르면 이번주 중 최종 확정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케이캡은 1000억 원 이상의 처방 실적을 올리는 만큼 판권을 가져오게 되면 회사 매출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케이캡은 칼륨경쟁적위산분비억제제(P-CAB) 계열 경쟁 약물 출시에도 불구하고 처방 실적이 매년 상승하고 있다. P-CAB 계열은 프로톤 펌프 억제제(PPI) 계열보다 약효가 빠르고 식사 여부와 상관 없이 복용할 수 있다. 케이캡의 처방 실적은 지난 10월까지 1285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까지 1074억 원의 실적을 올린 케이캡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약 20% 성장했다. 업계에선 현재까지 성장 추세라면 케이캡의 올해 처방 실적은 15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HK이노엔은 케이캡을 중심으로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HK이노엔의 매출에서 케이캡 비중은 점차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매출에서 케이캡의 비중은 10%였으나 올해 1분기 케이캡의 매출 비중은 13%로 증가했다. 3분기 기준 매출 중 케이캡 비중은 14%로 집계됐다. 최근에는 MSD와 가다실 등의 백신 유통 계약을 종료하며 수익성 강화에 나서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당뇨 치료제, 로슈의 인플루엔자 치료제 등의 제품도 확보했다. HK이노엔 관계자는 “수익성이 높은 경구제 중심 포트폴리오로 내실을 키우는데 집중할 예정”이라며 “대형 제품들을 바탕으로 내년을 수익성 강화에 방점을 찍는 한 해로 만들겠다”고 설명한 바 있다.

보령은 국내 대형 병원부터 시작해 일반 병의원에도 강한 영업력을 갖고 있다. 보령은 국산 제15호 신약인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성분명 피마사르탄)’ 뿐만 아니라 각종 항암제 등을 판매하며 제약 업계에서 전례 없는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실제 보령은 2014년 약 3000억 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올해 연 매출 8500억 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력을 바탕으로 내년 1조 원의 매출도 정조준하고 있다. 특히 장두현 보령 대표가 현장에 직접 나서며 영업망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K이노엔도 보령의 이같은 영업력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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