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이른바 MZ세대에 돌직구를 던졌다. 재미있는 일을 하는 것도 좋지만 현실적으로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성공할 수 있다는 조언이다.
박 회장과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11일 한국경제인협회가 서울 중구 미래에셋센터원에서 개최한 ‘갓생한끼(한국판 버핏과의 점심)’ 행사에 참석해 청년 세대 20명과 직접 소통하며 이같이 밝혔다. 갓생한끼는 국내 대기업 총수나 최고경영자(CEO)가 청년들과 만나 함께 식사를 하면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행사로 올해 5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에 이어 이번에는 박 회장과 최 대표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이날 참석한 청년 참가자는 한경협이 실시한 재능 기부 계획 모집에서 창의성, 실현 가능성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선발됐다.
박 회장은 이 자리에서 청년들에게 뼈아픈 조언을 잇달아 내놓았다. 그는 ‘청년들의 ‘꺾여버린’ 마음에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느냐’는 질문에 “사람에게는 두 가지 선택이 있는데 하나는 선택을 할 수 있는 용기이고 또 다른 하나는 과감하게 포기할 수 있는 용기”라면서 “‘재미있는 일을 하라’는 것도 맞는 이야기지만 재밌는 일은 취미로 하고 현실적으로는 재미있으면서도 사회에서 잘할 수 있는 일을 계속할 수 있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어떤 선택을 내리기 전에 ‘빅 픽처’를 잘 그려둬야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조언이다.
편한 길만 선택하려고 하는 일부 청년 세대에는 “때로 불편한 선택을 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과거 직장에 입사할 때 10년 동안 일을 배운 뒤 창업에 나서야겠다고 마음먹었다는 일화를 소개하면서 “젊었을 때 가능하면 기본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살아야 하고 기본 없이 불가능한 상상을 하면 안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청년 세대의 특징에 대해서는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내놓았다. 박 회장은 “젊은 세대는 저희 때보다 훨씬 도전적이지만 결과와 성과를 굉장히 빠르게 얻으려는 그런 성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일하는 데 있어서 의미를 찾으려고 하는 것이 긍정적인 모습이지만 10명 중 8~9명은 최선을 다하지는 않은 것 같다”며 “최선을 다하는 한두 명만이 포기하거나 계속하는 결정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불가능을 극복하고 전성기를 맞이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최 대표는 “CEO로 내정됐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사람들에게 칭찬받는 일만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불가능을 마주했던 것 같다”며 “피할 수 없으면 즐기자는 마인드로 많이 노력하고 있고 배우려고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표라는 자리는 올해의 재무제표를 만드는 자리보다는 5년 후를 준비하는 자리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생산적이고 계획적인 생활 루틴도 강조했다. 박 회장은 “하루에 1시간은 매일 운동하고 1시간 반씩 음악을 듣는다”며 “자기 자신에게 엄격해야 사회에 선한 경영을 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버핏과의 점심’이 워런 버핏과 함께하는 점심시간을 경매에 내놓아 해당 수익을 기부하는 방식인 반면 한경협은 갓생한끼 참석자들로부터 재능기부 계획을 제출받아 이를 실천하는 것으로 점심값을 대신한다. 금전적 기부가 아닌 사회를 위한 재능 기부를 통해 작지만 선한 영향력을 확산하자는 취지다. 올 5월 개최된 첫 갓생한끼 행사에는 정의선 회장과 박재욱 쏘카 대표, 노홍철 ㈜노홍철천재 대표가 참석한 바 있다. 한경협은 내년에도 갓생한끼를 지속적으로 개최하는 것은 물론 ‘퓨처리더스 캠프’ ‘한경협 청년 자문단’ 등 청년 세대와의 소통 채널을 다양하게 확대할 예정이다.
이상윤 한경협 CSR본부장은 “박 회장과 최 대표는 불가능과 실패에 굴하지 않고 계속 도전함으로써 혁신을 만들어낸 금융·정보기술(IT) 분야의 국가대표 기업인이자 살아 있는 신화”라며 “현재 또는 미래의 청년 기업인들이 두 리더의 ‘중꺾그마(중요한 건 꺾였는데도 그냥 하는 마음)’ 정신을 이어받아 기업가정신을 확산시키고 제2의 박현주, 제2의 최수연으로 거듭나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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