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2024년 하반기 선보이는 캐스퍼 전기차 모델(가칭 캐스퍼 일렉트릭)을 온라인으로 판매한다. 고객들은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지 않고도 마우스 클릭만으로 전기차를 구입할 수 있게 된다. 주력 소비층으로 자리 잡은 MZ세대에게 익숙한 온라인 판매로 고객 편의성을 높이고 시장을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르면 내년 7월부터 생산하는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캐스퍼 일렉트릭을 온라인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2021년 9월 출시된 내연기관 모델에 이어 전기차 모델까지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방식으로만 팔겠다는 것이다. 현대차가 국내 시장에서 판매하는 차종 중 이러한 방식을 적용하는 것은 캐스퍼가 유일하다.
현대차는 자사 최초의 경형 전기차인 캐스퍼 일렉트릭의 온라인 판매로 MZ세대를 집중 공략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들 고객층은 경형 전기차 시장에서 주력 소비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기아는 올해 하반기 소형 전기차 레이 EV를 출시하며 약 6000대의 사전계약을 접수했는데 개인 고객의 연령별 비중을 보면 30대 30%, 40대 42% 등 3040세대 고객(72%)의 비중이 컸다.
완성차 업계에서 온라인 판매는 확대되는 추세다. 고객들이 시간과 장소에 제한받지 않고 온라인에서 간편하게 차량 정보를 확인하고 구입할 수 있는 편의성을 갖췄기 때문이다. 또 오프라인 매장 운영에 따른 각종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테슬라와 폴스타는 국내에서 판매 중인 전기차를 모두 온라인으로 판매한다.
현대차도 이러한 흐름에 적극적으로 보조를 맞추고 있다. 세계 최대의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과의 협업이 대표적인 예다. 현대차와 아마존 양사의 협업에 따라 북미 고객들은 내년 1월부터 아마존 홈페이지에서 현대차 신차를 구입할 수 있게 된다. 완성차 업체 중 아마존에서 차량을 판매하는 것은 현대차가 처음이다. 현지 현대차 딜러사들이 보유 중인 물량을 아마존에 게시하면 고객들은 차종·트림·색상·기능 등을 선택하고 할인 혜택과 가격을 비교해 구매하는 방식이다. 현대차는 영국과 포르투갈 유럽 일부 국가와 태국, 인도 등 세계 각국에서 온라인 판매 서비스인 ‘클릭 투 바이’를 제공하며 온라인 판매 비중을 늘려 왔다.
다만 해외 시장과 달리 국내 시장에서 온라인 판매 차종 확대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대차 노조 측에서 판매 사원의 일감 감소를 이유로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서다. 차량 판매 방식은 현대차 노사 단체협약에 따라 노조와의 협의를 거쳐 결정해야 하는 사안이다. 캐스퍼의 경우 현대차가 광주글로벌모터스(GGM)에 위탁 생산하는 방식이라 이러한 제한을 받지 않지만 현대차 공장에서 생산하는 다른 차종들은 노조 동의를 구해야만 온라인으로 판매할 수 있다. 기아는 앞서 2021년 첫 전기차 EV6의 사전계약을 100% 온라인으로 진행하려 했으나 노조의 반대로 오프라인 방식을 병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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