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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제2 중동붐, K중기가 이끌려면

박진용 성장기업부 기자


“직원 1명만 현지에 파견해도 최소 연 2억 원의 비용이 듭니다. 아랍에미리트(UAE) 300만 여성 중 최소 4만 명 이상에게는 화장품을 팔아야 겨우 인건비를 만회하는 셈입니다.”

최근 두바이 출장 중에 만난 A 씨가 UAE 현지 진출 성과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중동 시장의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믿고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최종 결실을 거두는 것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라는 속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현지에서 만난 중소기업인들은 “중동 5억 명, 아프리카 12억 명 등 최소 17억 인구를 보유한 만큼 결코 소홀히해서는 안 될 시장”이라고 한목소리로 말하면서도 고충이 적지 않다고 토로했다. 특히 단기간 내에 성과를 만들어내기가 만만치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 A 씨는 “두바이에 온 지 17년이나 됐지만 뷰티·헬스케어 기업에 합류해 일해 보니 그동안의 경험이 무색해지는 기분”이라며 “각종 인증 절차를 거쳐 시장에 선보이기까지 최소 3~4년은 필요한데 수억 원의 비용을 오랫동안 뚝심 있게 투자할 중소기업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다른 기업인들도 제품 인증에 시간과 돈이 과도하게 소요된다고 토로했다. 법인을 설립하는 데는 3개월 이상의 시간과 약 3000만 원의 비용이 든다고도 했다. 제품 인증 비용도 1개에 수백만 원이 들다 보니 현지 기업과 에이전트사와 판매 계약을 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이마저도 에이전트사가 독점권을 요구하는 등 국내 기업에 불리한 조건을 요구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중소기업인들의 기업가 정신이 꺾이지 않고 결실을 맺으려면 정부 정책의 뒷받침이 시급해 보인다. 현재 중동에는 두바이 정도를 제외하면 기업인들이 이용할 오프라인 플랫폼이 거의 전무하다. 두바이의 경우 우리 정부가 만든 현지 사무소 등이 불필요한 시행착오를 줄여주고 생생한 현지 정보를 전해줘 큰 도움이 된다는 기업인들의 평가를 귀담아들을 만하다. 이외에도 사무실 제공, 현지 법률 컨설팅 등 중소기업인들의 고충을 덜어주는 실질적 지원책이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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