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들이 시니어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저축에 힘쓰는 기존 실버 세대와 달리 소비를 아끼지 않는 이른바 ‘액티브 시니어’가 사회 주류로 떠오르면서다. 고령 인구가 급증하면서 시장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는 만큼 고객들이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 개발이 사업 성공의 핵심으로 꼽힌다. 시니어들이 지갑을 열만한 상품이냐가 가장 중요한 경쟁력인 것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 에어백 개발 스타트업인 ‘세이프웨어’는 내년 상반기에 노인낙상 보호용 에어백을 출시할 예정이다. 벨트형 제품으로 낙상 사고 시 관성 센서로 감지해 몸이 땅에 닿기 전에 에어백이 자동으로 펴져 고관절 등 골절을 막는 제품이다. 2016년 설립한 세이프웨어는 주로 스마트 기술이 적용된 웨어러블 안전장비를 개발·제조하고 있다. 코레일·대우건설 등 600곳 이상의 고객사에 1만벌이 넘는 스마트 에어백을 공급했다. 내년에는 고객 대상을 넓혀 시니어는 물론 영아를 겨냥한 B2C용 신제품도 선보일 계획이다.
소셜 커뮤니티 플랫폼 ‘시놀’은 50~70대의 만남을 주선하는 데이트 애플리케이션을 지난 해 10월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동일한 관심사, 희망 연령을 고려해 이성을 찾아주는 위치 기반 매칭 서비스다. 서비스 출시 이후 월 평균 이용자 수는 7000명에 달한다.
숙박 스타트업 ‘지냄’은 시니어의 신체적 특성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맞춤형 케어를 제공하는 웰니스 센터를 서울 한남과 반포에서 운영하고 있다. 지금까지 열심히 달려온 액티브 시니어의 몸과 마음을 재충전시켜주는 힐링을 콘셉트로 잡았다. 은평과 동부이촌동에도 센터를 추가 오픈할 예정이며, 내년부터 가맹 프랜차이즈 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여행 스타트업 ‘포페런츠’는 7080세대를 위한 프리미엄 나들이 서비스를 제공한다. 어르신 성향에 맞춰 추억을 쌓아주는 여행에 초점을 맞췄다. 회사 관계자는 “반나절 나들이 코스로 시작해 장거리 여행까지 점차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니어 관련 산업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확장이 예상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실버 이코노미 시장 규모는 2020년 약 73조 원에서 2030년 168조 원 수준으로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중은 2025년 20%를 넘으서며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예정이다. 경제력을 갖춘 세대이기 때문에 구매력도 상당하다. KB국민카드가 회원 2000만 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주요 업종별 이용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오프라인 주요 업종과 온라인, 배달 업종에서 50세 이상의 매출액 증가율이 전년 대비 17%로 2040대(11%)를 앞질렀다. 시니어 시장이 성장하면서 사업에 뛰어드는 스타트업도 늘어나자 국내 최대 스타트업 단체인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내년 새로운 산업협의회로 시니어 부문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리걸테크·원격의료·프롭테크 등의 협의회가 운영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니어 연령층이 스마트 기기·디지털 소비 환경에 익숙해지면서 스타트업이 선보이는 상품이나 서비스에도 점차 눈길을 돌리게 될 것”이라며 “시니어들의 니즈를 정확히 짚어내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경쟁력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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