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범 한국앤컴퍼니(000240)(옛 한국타이어그룹) 회장이 “경영권 방어에 대한 준비가 끝났다”며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의 경영권 인수 시도를 막아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14일 한국앤컴퍼니에 따르면 조 회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며 “계약 구조상 잃을 게 하나도 없는 명성 있는 사모펀드가 무리수를 뒀다가 개인투자자들의 손해가 막대하지 않을까 우려스러울 뿐”이라고 말했다.
계열사 부당 지원과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지난달 보석 석방된 조 회장은 이날 공판에 출석하며 MBK의 한국앤컴퍼니 경영권 인수 시도에 대해 처음 입장을 밝혔다.
MBK는 조양래 명예회장의 장남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 차녀 조희원 씨와 연합해 한국앤컴퍼니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한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있다. 두 사람의 지분은 29.54%다. MBK는 24일까지 주당 2만 원에 공개매수해 지분을 최소 50% 이상으로 늘려 경영권을 가져올 계획이다.
조 회장은 경영권 방어에 문제가 없다며 “자금 여력도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우호 지분을 50% 이상 확보하기 위한 자금과 대응 방안을 세워뒀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조 회장은 한국앤컴퍼니 지분 42.03%를 보유하고 있고 우호 세력을 포함해 8%가량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면 경영권을 지킬 수 있다.
업계의 관심은 MBK가 공개매수 가격을 올릴 것인지에 집중된다. MBK가 공개매수 단가를 올릴 수 있는 시한이 15일이기 때문이다. 공개매수하는 주식의 매수 단가를 바꾸려면 신고서 정정을 매수 종료 10일 전까지 해야 하는 만큼 24일 마감하는 이번 공개매수의 시한은 15일이다.
MBK가 공개매수 단가를 올릴 경우 조 회장 측도 반격 카드를 꺼낼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조 명예회장은 “평생 일군 회사를 사모펀드에 내줄 수 없다”며 MBK가 공개매수 인수 가격을 올릴 경우 직접 관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개인 자금을 투입해서라도 경영권을 지켜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조 명예회장은 자금력이 풍부한 만큼 우호 지분을 추가 매입할 여력이 충분하다.
다만 조 회장이 이날 자금력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한 점을 고려하면 조 명예회장의 지원 없이도 충분한 우호 지분을 이미 확보해 놓았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hy(옛 한국야쿠르트), 극동유화 등을 조 회장의 백기사 후보로 분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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