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걸그룹 블랙핑크의 멤버 제니가 ‘보부상 가방’이라며 소개한 퀄팅백의 인기가 치솟자 스웨덴 SPA 브랜드 코스(COS)가 가격을 1년 만에 최대 30% 올렸다.
퀄팅백은 원단 소재에 퀄팅(누빔)이라는 공법을 적용한 가방으로 피륙 사이에 심이나 솜을 넣고 바느질해 무늬를 두드러지게 한 것을 말한다.
지난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퀼티드 오버사이즈(초대형) 가격은 현재 15만원으로 뛰었다. 이는 11만5000원에서 30.4% 오른 것이다. 퀄티드 미니 백의 가격은 8만9000원으로 이전 가격 6만9000원에서 약 29% 인상된 수치다. 지난 5월 동일 패턴을 적용해 선보인 메신저 백 가격도 출시가 7만9000원에서 10만5000원으로 반년 만에 32% 뛰어올랐다.
코스는 H&M의 프리미엄 SPA 브랜드로 H&M보다 가격이 비싼 고급 라인 콘셉트로 2007년 런던에서 출범했다. 2020년 처음 출시된 코스의 퀄티드백은 '구름빵'이라는 애칭을 얻으며 눈길을 끌었다. 이듬해 제니가 공항에서 자주 착용하고 나타나 '제니 애착 가방', '제니 보부상 백' 등으로 입소문을 타며 순식간에 유행으로 번졌다.
코스는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퀄티드백이 인기를 끌자 지난 5~6월 전 세계 최초로 서울 익선동에 ‘퀄티드백 팝업스토어’를 열어 다양한 색과 사이즈의 가방을 출시하기도 했다. 당시 많은 소비자들이 팝업 현장을 찾은 덕에 일부 제품은 ‘웃돈 거래’가 이뤄지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정현찬 코스 매니저는 “제니씨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포스팅 이후 퀼팅백을 찾는 고객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그해 완판됐다”며 “국내에서 구입할 수 없는 고객들이 다른 나라에 있는 제품을 직구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고 중앙일보에 전했다.
이처럼 유행이 확산하자 전국 매장에서 품절이 이어지며 정가에서 70% 이상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현상까지 초래됐다. 여기에 해외 코스 사이트 직구까지 동원되거나 직접 코스 외국 매장까지 원정을 가는 사태까지 빚었다.
국내 패션 브랜드들도 비슷한 스타일의 가방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LF의 브랜드 ‘질스튜어트 뉴욕 액세서리’는 지난해 가을겨울(FW) 시즌 ‘로젤라 패딩백’을 선보였다. 이어 LF가 재론칭한 브랜드 ‘티피코시’ 역시 히트 아이템으로 퀼팅 디테일이 돋보이는 ‘포피 데님 퀼팅백’을 출시하기도 했다.
국내 대표 새활용(업사이클링) 패션 브랜드 래코드(RE;CODE)는 ‘캔디백’이라는 이름으로 2021년부터 지금까지 약 40여개 스타일의 퀼팅백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2021년에는 재고 원단을, 지난해에는 겉감으로 100% 재활용 폴리에스터를 사용했다. 올해는 겉감으로 100% 재활용 폴리에스터를, 충전재는 재활용 폴리에스터 60%에 일반 폴리에스터 40% 혼합 충전재를 사용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