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세계 최대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가 과다한 망 사용료 등을 이유로 내년 2월 국내 시장에서 철수하기로 한 가운데 신규 서비스에 대한 공개테스트를 시작하며 기존 강자인 아프리카TV(067160)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에 따라 기존 트위치 시청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토종 플랫폼 간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는 19일부터 치지직의 공개베타서비스(OBT)를 시작했다. 기존 네이버 게임 애플리케이션이 치지직으로 변경되는 방식이다. 기존 앱의 ‘라운지’와 ‘게임 뉴스’ 기능도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치지직은 풀HD(1080p) 해상도를 지원하고 트위치가 종료한 ‘다시 보기’ 서비스도 제공한다. OBT를 거쳐 내년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치지직의 등장과 트위치 철수가 맞물리면서 국내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은 토종 플랫폼 간 경쟁 양상으로 바뀌었다. 모바일 앱 분석 서비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트위치와 아프리카TV의 모바일 앱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각각 203만 명과 194만 명으로 트위치가 근소하게 1위를 지키고 있다. 트위치 철수로 2위 사업자인 아프리카TV의 MAU 보다 많은 양의 시청자들이 한번에 쏟아져 나오게 된다.
양 플랫폼은 트위치의 대안을 찾고 있는 시청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네이버는 여러 장르 중에서도 게임 방송에 중심을 둔 만큼 트위치 이용자들의 게임 방송 수요를 공략한다. 이를 위해 20일부터 진행되는 스트리머 간 게임 대회 '자본주의가 낳은 대회(자낳대)' 방송을 송출해 670만 명에 달하는 트위치 이용자와 스트리머 유치에 나설 예정이다. 자낳대는 트위치 스트리머들이 주로 참가하는 e스포츠 대회다. 내년 정식 출시에 맞춰 스트리머 확보에 심혈을 기울여온 네이버는 플랫폼에 초기 합류하는 스트리머에 대한 혜택을 강화하는 등 창작자 유치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현재 유명 스트리머인 ‘침착맨’, ‘릴카’, ‘진짜도현’ 등이 치지직에 합류해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아프리카TV도 서비스를 재정비하고 게임 콘텐츠를 강화해 트위치 이탈 시청자를 적극적으로 수용한다는 방침이다. 성인용 방송 이미지가 강했던 아프리카TV는 서비스명을 ‘숲’으로 바꾸기로 하는 등 이미지 쇄신과 함께 게임 등 콘텐츠 강화에 나섰다. 아프리카TV는 최근 애널리스트 간담회에서 “플랫폼 개선을 통한 크리에이터와 이용자 유입에 우선순위를 둘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게임 스트리밍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17년 6조 2155억 원(48억 달러)였던 게임 스트리밍 시장은 올해 15조 1105억 원(117억 달러)로 껑충 뛰었다. 여기에 리그오브레전드(LoL)와 FC온라인 등 게임이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는 등 e스포츠에 대한 관심도 높아 게임을 소재로 한 개인 방송 인기도 지속적으로 높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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