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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범 "MBK '아니면 말고' 식의 딜, 시장에 혼란 줘"

■공판 참석길서 공개매수 관련 작심 비판

"사모펀드는 신뢰 기반 비즈니스

기업 회장들이 어떻게 볼지 의문

아버지 건강해…형제들 오해풀것"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이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조현범 한국앤컴퍼니(000240) 회장이 경영권 인수를 위해 공개매수를 벌이는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를 향해 “‘아니면 말고 식’의 딜로 시장에 혼란을 가져다주고 있다”며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경영권 방어 성공 여부에 대해서는 “이미 시장이 알고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조 회장은 21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참석하며 기자와 만나 “(MBK처럼) 큰 일을 하는 분들이 아니면 말고 식의 딜에 참여해 시장 구성원들에게 혼란을 가져다주는 일은 지양하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사모펀드 업(業)은 기업인이나 시장 참여자들과의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비즈니스”라며 “이 사태를 보고 우리나라 회장님들이 어떻게 MBK를 바라볼지 의문이 든다”고 비판했다.

조 회장은 경영권 방어 성공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공개매수 결과를) 27일 공식적으로 발표할텐데 시장이 이미 결과를 알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우호지분이 과반에 근접했다는 질문에는 망설임 없이 “그럼요”라고 답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경영권 방어를 위해 필요한 50%의 지분 확보에 성공했다는 것을 암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MBK의 공개매수 시도 이후 조양래 명예회장과 효성첨단소재(298050)가 공격적으로 지분을 사면서 조 회장(42.03%)과 그를 지지하는 특별 관계자의 지분은 47.16%로 높아졌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이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조 회장은 조 명예회장의 장내 매수에 법적 문제가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오히려 금융 당국이 공개매수 발표 전 주가 급등 의혹을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장내 매수는 회사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한 조치라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주가가 공개매수 발표 전 몇 개월 동안 40~50% 올랐다. 금융 당국이 사전매매 의혹에 대한 조사를 더 해봐야 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조 명예회장의 건강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 차녀 조희원 씨, 장남 조현식 고문 등 삼남매는 조 명예회장의 건강 상태가 의심된다며 성년후견심판을 진행하고 있다. 조 회장은 “방금 전에 아버님을 뵙고 왔는데 퍼스널트레이닝(PT)도 받고 웨이트도 하셨다”며 “굉장히 건강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삼남매와 만나보며 대화를 통해 오해를 풀어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공개매수 사태 이후 주주들과 소통을 강화하며 가치를 끌어올리는 작업에 나서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밝혔다. 조 회장은 “이번 기회를 통해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전략이나 제도를 재검토해봐야 할 것 같다”며 “기업 홍보(IR) 측면에서 소통이 좀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주주들하고 소통을 더 적극적으로 하면 주주가치 제고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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