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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 HMM 인수 SM과 손잡나[시그널]

올 6월까지 장내 매수…현 3대주주

김홍국·우오현, 호남서 과거 양계사업 친분

인수 성공해도 산은과 지분 격차 좁혀져

확고한 경영권 쥐려면 우호지분 필요 분석도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왼쪽)과 우오현 SM그룹 회장.




하림(136480)그룹이 HMM(011200)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매각 측과 세부 조건을 두고 협상하고 있는 가운데 HMM 3대 주주인 SM그룹이 당분간 지분을 팔지 않고 활용 방안을 고려하겠다고 밝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계에서는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과 우오현 SM 회장의 과거 친분 관계를 근거로 두 회사가 향후 협력 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SM그룹 관계자는 26일 “HMM 지분은 그룹이 계열사 간 사업 시너지 등 미래를 내다보고 매입한 것”이라며 “당분간 팔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SM그룹은 주력 계열사인 SM상선이 HMM 지분 2.85%를 확보하고 있으며 대한상선 0.34%, 에스엠하이플러스 0.30%, 우오현 회장 0.24% 등 그룹 전체에서 총 4.65%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에 이은 HMM 3대주주다.

SM그룹은 산은이 올 7월 HMM 경영권 매각 공고를 내기 직전인 6월까지 지분을 꾸준히 매입해왔다. 당시에는 인수전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도 적극 드러낸 바 있다. 그러나 산은이 HMM 영구채를 전환해 지분과 함께 매각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예비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SM그룹이 HMM 주식을 계속 보유하겠다고 하면서 하림 입장에서는 SM 지분이 중요해졌다. 매각 측은 1조 6800억 원어치 영구채를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전환한다. 영구채를 모두 전환하면 산은과 해진공의 지분은 다시 32%가 넘는다. 하림 지분은 57.9%에서 38.9%로 떨어지게 된다.

이 때문에 하림 입장에서는 SM을 우호 세력으로 끌어들일 필요가 있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하림 김 회장과 SM 우 회장의 친분 관계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두 사람은 과거 호남에서 함께 양계 사업을 하며 사세를 키워온 사업 동지다. 우 회장은 전남 고흥 출신으로 광주상업고등학교를 졸업했으며 김 회장은 전북 익산 출신으로 이리농림고를 나왔다. 우 회장은 이후 건설업에 뛰어들어 현재 그룹의 모태를 만들었고, 2013년 대한해운과 2016년 SM상선 등을 연달아 인수하며 상선 분야에서 체급을 키웠다.

투자은행(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잔여 영구채가 주식 전환되면 하림과 산은 측 지분 격차가 한자리 수로 좁혀진다”면서 “예상과 달리 SM이 산은과 손 잡으면 최대주주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 하림은 이 같은 상황을 우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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