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1000원에 못 미치는 이른바 ‘동전주’가 2년 사이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악화에 따라 재무 불확실성이 높은 소형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43개, 코스닥 125개 등 총 168개 종목의 주가가 1000원을 밑돌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소위 동전주는 2018년 총 118개에서 1년 사이 126개로 늘어난 뒤 2020년(108개)과 2021년(78개) 들어 감소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162개로 다시 동전주가 증가했고 올 들어 이날까지 168개로 늘어난 것을 비교하면 사실상 2년 사이 2배 넘게 급증한 셈이다. 현재 주가가 100원에 미치지 못하는 종목들도 다수다. 화장품주 스킨앤스킨은 이날 73원에 마감했으며 골든센츄리와 디에스앤엘도 각각 82원, 81원을 기록했다.
금융투자 업계 전문가들은 동전주가 최근 급격하게 늘어난 데는 경기 악화에 따른 실적 부진과 증시 약세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동전주는 증시가 강세일 때 감소하는 반면 약세일 때 급격하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투자자들이 지수가 하락할 때 소형주에까지 투자하지 않기 때문이다.
거래소의 상장 요건 완화도 동전주를 양산한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거래소가 지난해 말 상장폐지 요건을 완화하면서 코스닥에 상장한 부실기업들의 시장 퇴출이 줄어든 동시에 주가가 상장 이후 미끄러진 종목들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새로 상장한 기업 수는 2019년 121개에서 올해 149개로 증가했다.
동전주 증가 현상은 한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달 1일 기준 미국 나스닥 상장 종목 가운데 464곳이 주가 1달러 미만에 거래됐다. 2021년 7월에 2개였던 동전주가 2년 만에 급증한 셈이다. 스타트업들이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고 나스닥 시장에 입성했으나 실적 부진으로 주가가 하락한 탓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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