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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계 사모펀드 PAG 한국 PE부문 철수한다 [시그널]

운용자산만 70조 달하는 PAG

PE부문 없애고 부동산 부문만 남겨

펀드 모집 실패 후 구조조정 결정





운용자산이 70조원에 달하는 중국계 글로벌 사모펀드 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Pacific Alliance Gruop·PAG)이 한국 시장에서 사모투자(PE) 부문을 철수하기로 했다. 서울에 사무소를 내고 진출한 지 9년 만으로 최근 국내에서의 투자 활동이 거의 전무했던 데다 최근 펀드 자금 모집에 실패하자 구조조정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PAG는 서울 사무소에서 부동산 부문만 남겨두고 PE 부문은 철수하기로 했다. 2021년 최준민 전 대표가 퇴사한 후 현재 PE부문에 남은 인력은 정종우 상무를 포함해 총 2명으로 이들 역시 조만간 퇴사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PAG는 글로벌 3대 사모펀드 운용사인 TPG캐피탈 대표 출신 산웨이젠 회장이 2010년 설립한 사모펀드 운용사다. 부동산과 사모투자, 크레딧마켓 등 투자하고 있으며 전체 운용자산 규모가 530억 달러(약 68조 원)에 달한다. 홍콩에 본사를 두고 한국을 비롯해 일본과 싱가포르, 호주, 미국, 영국, 인도 등에 사무소를 뒀다. 투자 자산 대부분이 중국 지역에 몰려 있다.



PAG가 국내에서 이름을 알린 것은 2015년 ‘또봇’으로 유명한 완구업체 영실업을 2200억 원에 인수하면서다. 유아 팽이 같은 신제품들이 인기를 끌면서 인수 후 3년까지 양호한 실적을 냈지만 이후 경쟁사에 밀려 매출이 급감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코로나19 여파까지 겹치며 실적 개선을 이루지 못했고 결국 2020년 교육업체 미래엔에 인수가보다도 낮은 1480억 원에 매각했다.

이후 PAG는 대우건설·대성산업가스·코엔텍·현대저축은행 등 크고 작은 인수전에 뛰어들며 투자 기회를 노렸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PE 부문을 이끌었던 최 전 대표가 2021년 회사를 나오면서 투자 활동은 더욱 위축됐다. 올 초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 맘스터치 인수를 적극 추진했지만 이마저도 불발됐다.

PAG는 한국에서 오랫동안 투자 활동이 없었던 데다 최근 목표했던 블라인드펀드 자금 모집에 실패하면서 구조조정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중 갈등이 격화하면서 기관출자가들이 PAG와 같은 중국 자산이 많은 사모펀드에 출자하기 꺼리는 분위기”라며 “펀드 결성이 안되면 투자 활동이 사실상 중단되는 만큼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서울 사무소를 정리하기로 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서울 사무소의 부동산 부문은 계속 투자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김주욱 대표가 이끌고 있는 PAG 부동산 부문은 2019년 KH그룹과 함께 그랜드하얏트서울 호텔을 약 5800억 원에 인수했다가 지난해 블루코브자산운용에 7000억 원에 매각하면서 국내 오피스빌딩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PAG는 올 8월 18억 달러(약 2조 원) 규모의 부동산 투자용 블라인드펀드를 조성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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